팔로워십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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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십과 리더십
  •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 승인 2011.10.1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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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팔로워란 단어가 뜨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트위터에는 팔로워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인지도(認知度)가 평가된다. 페이스북에는 팔로워와 비슷한 유(類)의 친구들이 등록하고 대화를 나눈다. 인터넷에 수 없이 달리는 댓글의 주인들도 넓은 범주에서 보면 팔로워 부류(部類)다. 이제 팔로워십이 대세라 할 정도로, 리더십과 함께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팔로워는 누구인가? 물론 리더를 따르고 보좌하는 사람이다. 참모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중간 리더일 수도 있다. 또한 리더의 정책을 중간이나 가장 아래에서 직접 추진하는 업무담당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 용어가 생소하다. 컴퓨터 화면에도 ‘리더’라는 단어에는 빨간 밑줄이 없지만 ‘팔로워’에는 생긴다.

조선시대에는 영의정을 일인지하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이라 했다. 즉 그 위치가 임금의 아래면서 만백성의 위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영의정 직위는 최고의 팔로워였던 셈이다. 그러면 최고의 절대 권력을 쥔 군주는 리더이기만 할까? 군주야말로 누구의 팔로워일까? 군주가 만백성의 팔로워로 자임했던 시절은 태평성대였다. 이러한 군주는 백성을 떠받들고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알았다. 매사에 백성의 힘과 대의(大義)에 의존했다. 이른 바 민본(民本)민주(民主)의 꽃을 피웠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독재군주는 백성의 존재를 하찮게 여겼다. 결국 그 종말에 이르러서는 극도의 혼란을 초래하고 말았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총수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업체의 리더이면서 전 세계 소비자의 팔로워인 셈이다. 늘 자신의 팔로워인 직원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고, 세계시민의 변화하는 흐름을 내다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리더십이다. 팔로워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팔로워는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팔로워십은 팔로워가 지니는 정신이다. 팔로워가 없다면 리더도 없다. 팔로워십 없이는 리더십도 나올 수 없다. 팔로워십과 리더십은 서로 분리될 수 없고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

교장선생님은 학교에서 최고의 리더이면서 학교 교육가족의 팔로워다. 또한 지역교육의 팔로워인 동시에 지역교육계를 이끄는 중추적 리더다. 리더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지니고 좋은 팔로워와 함께해야 한다. 조직에 좋은 팔로워를 많이 양성하는 것도 훌륭한 리더십이다. 교장선생님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좋은 팔로워와 합심하여 교육수요자가 만족하는 학교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특화되고 경쟁력을 갖춘 매력 있는 학교는 학교 교육가족의 원하는 바다.

좋은 팔로워의 자질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를 충실히 따르고 보좌하는 것이다. 충실히 따르기 위해서는 최선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리더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대로 팔로잉하고 섬길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바르게 보좌하는 일이란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실수와 부족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리더의 실책은 바로 팔로워의 몫이다.

둘째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중간역할이다. 중간 리더와 달리 최고의 리더는 외로운 자리다. 좋은 팔로워는 리더가 옳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동료 팔로워 간, 다른 팔로워와 팔로워 사이를 이어주는 교량역할을 해야 한다. 의사소통의 창구가 막혀서는 안 된다. 또한 리더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동료 팔로워들을 고려할 줄 아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필요하다.

셋째는 조직에 헌신하고 소속감을 지니며, 리더를 대하는 긍정적 마인드이다. 팔로워는 리더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불신하면서 팔로잉하는 일은 불행하다. 또한 조직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한 권위자가 조직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조직원 모두가 리더이고 팔로워라 할 수 있다. 구성원 모두가 역할에 충실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리더와 팔로워의 일심동체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는 미래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미래의 훌륭한 리더와 좋은 팔로워를 기르는 요람이다. 바람직한 팔로워십과 탁월한 리더십이 가득한 배움의 전당에서 학생들이 행복하게 미래 스마트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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