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길 같은 글길 다지며 ‘글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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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길 같은 글길 다지며 ‘글꿈’꾼다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11.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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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회 충남문화상 학술상 수상, 최명환(홍성고 17회) 교수

우수한 연구와 창작 및 의욕적인 활동으로 향토문화 선양과 지역사회발전에 공적이 뚜렷한 인물을 시상하는 충남문화상이 올해로 52회를 맞이하며 이번 시상식은 지난 10월 홍성군에서 있었다. 수상자 가운데 학술상 부문 최명환 교수는 홍성군 서부면 출신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이에 그동안의 업적과 수상 소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최명환(홍성고 17회) 교수<약력> 1982. 8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료 1993. 2 명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료 1984. 3 ~ 2009. 8 공주교육대학 전임강사·교수 1998. 5 ~ 2000. 4 공주대학교 교수협의회 의장 2005. 3 충청남도 인사위원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문제 출제위원



충남문화상 학술상의 의의와 수상소감
올해까지 충남도문화상 학술상 수상자 40명 가운데 인문학의 경우 주로 문헌연구로 학술상을 받았다. 그런데 나의 ‘글쓰기 원리 탐구’는 자주 관점의 창조학을 지향한 업적으로 평가받았다.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가 글쓰기 원리로 서술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 작문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데 뜻이 있다. 글쓰기를 20년 동안 연구해서 그것도 홍성 사람인 내가 그 원리 체계를 세워 보람이 크다.

‘글쓰기의 원리’를 ‘훈민정음해례’에서 풀어냈다. 구체적으로 ‘해례’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가
문자를 창제하고 설명해 놓은 ‘훈민정음해례’는 글쓰기 원리로 설명했으리란 가설에서 출발했다. 글을 쓰려면 글감을 선택해야 하고, 글감과 주제를 단어로 선택하면 그 다음은 문장으로 확장하고, 그 문장으로 문단을 조직하면 당연히 배열이 뒤따라야 한다. 이런 세 가지 기본 원리에 주제 통합과 표현의 참신성을 추구하는 전이 원리를 도출해냈다. 그래서 ‘훈민정음해례’는 원리로 서술된 글쓰기의 정전임을 증명했다.

기자들의 기사 작성의 오류를 발견하면 꼭 도움 말씀을 주신다고 들었다. 기사 작성에도 선생님의 그런 원리가 적용하는지
기사작성에는 물음의 원칙(육하원칙)이 작용한다. 그래서 사건기사는 6개 문단으로 구성한다. 이런 원리를 깨치지 못한 기자는 기사형식을 알지 못하므로 문장을 늘어놓거나 문단이 들쭉날쭉하다. 1700자 안팎의 기사면 당연히 6개 문단으로 구성해야 하며, 2200자 칼럼을 8개 문단으로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준다면
보통 글쓰기는 원리만 깨치면 어렵지 않다. 글쓰기의 선택, 확장, 배열 원리만 알아도 일기 쓰는 데 막히지 않고, 물음의 원칙을 깨치면 기사도 쉽게 작성할 수 있다. 더 좋은 글을 쓰려면 하루 다섯 문단 이상 10년은 써야 한다. 이게 ‘일만 시간의 법칙’ 이다.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 준다면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하는 말글교육이 돼야 한다. 교사가 가르치려 하지 말고 학생이 시간과 공간의 주인공이 되도록 열어줄수록 좋다. 활동 주체가 학습자가 되어야 우리교육이 바뀐다. 사교육에 젖으면 학습자의 활동이 빠지게 되어 자주적인 태도와 종합적인 판단력을 기르지 못한다. 과외로 좋은 대학에 간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초등학생은 학교와 마을에서 실컷 놀면서 놀이의 원리와 규칙을 익혀야 한다. 지식은 20대까지 쓰지만 놀이 원리와 규칙은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홍성 서부 출신으로 자부심이 큰 것 같은데 홍성을 문화사적으로 자리매김해 준다면
홍성은 최영 장군과 김좌진 장군의 기상이 넘치는 내포의 중심지이고, 훈민정음 창제에 크게 이바지한 성삼문 학사가 태어난 고장이며, 시인 남구만과 한용운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무용의 한성준, 회화의 이응노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홍성이야말로 문무와 기예의 고장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도청소재지가 이리 오게 된 것이 아닐까?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에는 일간신문 기사의 실태를 분석해서 글쓰기 원리 필요성을 증명하려 한다. 내년에는 국어국문학자들의 논문 실태는 어떤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문학작품의 문제는 무엇인지에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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