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우내 바람을 맞아 파랗게 물이 오른 청보리가 지난 5~6일 내린 봄비로 해갈하고, 말끔한 이파리는 춘풍에 떨고 있다. 홍북면 중계리 ‘이응노의 집’ 앞의 너른 마당엔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는 유채싹과 한 뼘이나 자란 청보리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입춘과 경칩을 지나 오는 20일은 벌써 춘분(春分)이다. 예부터 춘분을 전후해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었다.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이었지만 들녁에도 어김없이 봄의 전령이 찾아 왔다. 꽁꽁 얼었던 땅도 보리의 움트는 생명력에 길을 내주었다. 들녘에는 이미 봄이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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