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동행취재 ]조류보호협회홍성군지부, 갈산초 학생들과 파주 장단반도서 독수리 먹이주기 행사

세계 최대의 독수리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시 장단반도를 찾는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가 줄어들고 있다.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에 위치한 장단반도는 군사분계선과 불과 3㎞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다. 때문에 이곳엔 매년 세계적 희귀 조류인 독수리가 날아와 월동을 한 뒤 돌아간다. 그러나 지난해 강추위에다 연평도 사태, AI 여파로 먹이주기 활동이 어려워 독수리들이 탈진해 숨지는 등의 안타까움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청장 김찬)과 (사)한국조류보호협회(회장 김성만)가 올 1월 초부터 시작해 지난 11일까지 6회에 걸쳐 파주와 철원 등 겨울 철새 월동지에서 천연기념물 ‘겨울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실시했다.
굶주리고 있는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고, 탐조하기 위함이다. 자연에서 독수리를 직접 관찰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경험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겨울방학을 보내기 위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신청도가 매우 높았다고 한다.

‘겨울 철새 먹이주기’의 마지막 행사가 있었던 지난 11일에는 한국조류보호협회 홍성군지회(회장 모영선)와 갈산초등학교(교장 김정헌) 학생 40여명이 함께해 올 철새 먹이주기 행사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당일 체험여행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사)유일원 산하 라온의 집(원장 장미옥) 소속 원생들과 반계초등학교, 홍성초등학교 학생 등 개별적으로 행사에 신청한 인원을 포함해 홍성에서만 약 80여명이 민간인통제구역에 발을 디뎠고, 한국조류보호협회 참가자를 포함해 약 200여명의 인원이 21세기 마지막 금단의 지역으로 남아있는 DMZ를 찾았다.
민통선 내부로 버스가 진입하고 삼엄한 군사 경계 속에서 마주친 장단반도는 인간의 손 떼가 묻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 자체였다. 철조망 안 너른 들판에 흔들거리는 갈대밭 사이로 새끼 고라니가 유유히 뛰어놀고, 재두루미, 까마귀, 독수리 등의 온갖 겨울 철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에 관광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이어졌다.
이날 한국조류보호협회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독수리들 가운데 먹이 부족으로 인한 탈진과 아사로 포획됐던 10마리의 독수리를 방사함으로써, 천연기념물 동물의 안정적인 보호·관리와 더불어 훌륭한 생태관광상품을 탄생시켰다.
특히, 거대한 케이지안에 갇혀있는 독수리들의 맹렬한 비상을 염원하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 방사 직전의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초봄을 시기하는 꽃샘추위와 강한 바람으로 추운날씨 속에서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활기 속에서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아울러 굶주린 독수리 떼를 위한 신선한 먹이들이 들판에 뿌려졌다. 당일 인근 들판에서 발견된 새끼 야생 멧돼지 한 마리와 돼지 3마리의 사체가 독수리들의 식사로 제공됐다.
한편 먹이주기 행사를 마친 갈산초 학생들을 비롯한 홍성팀은 통일촌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마을회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남북의 대치상황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제3땅굴과 개성공단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도라산전망대를 견학하면서 DMZ의 역사를 배우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홍성조류보호협회 모영선 회장은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자연의 생태와 독수리를 비롯한 철새의 습성을 배우고, 나아가 분단의 현실을 이해하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독수리 탐조를 비롯한 DMZ의 생태와 역사를 엄마와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느끼는 교육이야 말로, 살아있는 체험 학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갈산초 김정헌 교장은 “홍성조류협회의 도움으로 우리 학생들이 귀한 체험을 할 수 있었고, 이런 경험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올바른 심성을 함양하며, 장래의 진로선택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조류보호협회홍성군지부는 조류 보호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포획근절, 생태교육 등에 앞장서고 있으며, 특히 이번 행사에는 크로바양계(대표 이환진), 신라한과(대표 홍병희), 선우(대표 유재중), 조양문실내포장마차 등 관내 곳곳의 후원으로 갈산초 학생들의 즐거운 외출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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