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여성의정 아카데미를 준비하면서
상태바
충남 여성의정 아카데미를 준비하면서
  • 최선경 <충남미디어포럼 의장>
  • 승인 2020.11.19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지방선거 홍성군수에 출마했을 때,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면 70대, 80대 어르신들이 ‘젊은 여자가 어떻게 정치를 하나?’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여성이 정치를 한다’는 것에 대해 유권자의 인식이 아직까지 보수적이고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 300석 가운데 지역구 여성의원은 단 29명이다. 그나마 수도권을 제외하면 5명뿐이고 그 가운데 충청권(충남·충북·세종·대전) 지역구 여성 당선인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여성 정치인이 정치 영역에 진입하는 게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평소 우리의 정치현장을 보면 많은 여성들이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선출직은 대부분 남성들이 차지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왔다. 어느 지역보다 더 남성 중심적인 충남지역의 정치 풍토를 개선하고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 정치인의 역량 강화와 예비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여성의정과 함께 충남지역 운영위원장을 맡아 여성의정 아카데미를 내포신도시에서 개최하게 됐다. 한국여성의정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와 건강한 정치문화발전을 위해 제헌 이후 현재까지 여성 국회의원이 여야를 초월해 2013년 설립한 국회의장 산하 법인이다. 여성 국회의원의 의정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성정치사의 발굴과 편찬, 차세대정치인의 교육을 위한 여성의정 아카데미, 여성정치인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여성의정 장학사업, 그리고 정치문화를 바꿔내기 위한 법·제도 개선 사업, 연구사업 등을 꾸준히 확장해 온 단체이다. 특히 여성의정 아카데미는 여성 정치인의 역량 강화를 통해 지방의회 여성의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정치나 지방자치의 현장에서 그리고 사회의 각 분야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맹활약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이 과소대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문제의 주체인 여성들 스스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성 정치인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돼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여성들이여, 참여하고 도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이제 섬세함과 감수성이 큰 힘이 되는 시대이다. 여성의 시대를 준비하며 우리 충남의 여성들이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이번 여정의정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2015년, 캐나다 쥐스탱 트뤼드 총리는 남녀동수 내각을 구성한 이후,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2015년이잖아요!(Because it’s 2015!)” 5년이 흐른 2020년, 한국사회는 여전히 낮은 여성 정치대표성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 내각의 여성비율이 처음으로 30%를 넘었고, 어쨌든 여성 국회의원 숫자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니 긍정적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하겠다. 202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는 더 많은 여성 정치인들을 볼 수 있기를, 특히 성평등과 사회보장, 건강권 이슈에 더 큰 목소리를 내는 여성 정치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선경 <충남미디어포럼 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