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소통하며 언론 본연의 감시기능 놓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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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소통하며 언론 본연의 감시기능 놓지 말아야
  • 최선경 <전 홍성군의원>
  • 승인 2021.06.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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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30대 제1야당 당대표가 탄생하면서 ‘혁신’은 대한민국의 주요 키워드가 됐다. 그렇다면 지역신문의 ‘혁신’은 어떤 내용이어야 할까? 

2011년 홍주신문 편집국장으로 입사하면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었다. 모든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노력한 결과 입사 이듬해인 2012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고 그때의 짜릿한 성취감은 잊을 수가 없다. 열악한 지역신문의 현실에서 발전기금 우선지원사로 선정된다는 것은 안정적인 운영자금 확보는 물론 대내외적으로 신문사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기획취재, 소외계층 구독지원사업, NIE활용교육사업, 시민기자 활용사업 등 신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사업을 병행할 수 있었다.

얼마 전 현장에서 만난 어떤 주민이 논밭이며, 마을 곳곳 행사장에서 늘 만날 수 있었던 ’논두렁 기자’였다고 평가해줘 보람을 느꼈다. 편집국장의 자리는 리더의 자리이면서 신문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리이다. 서로의 의견이 부딪히기 일쑤인 회의석상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기자들의 의견을 절충해 가장 적합한 답안을 도출해 내는 일 또한 책임자가 해야 할 일이다. 편집국장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문사의 얼굴이 되고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면 지면에 그대로 비춰지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지역신문 종사자라면 누구나 좋은 신문을 만들고 싶어 한다. 좋은 신문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독자가 많고 읽을거리가 풍성하고 영향력 있는 신문이 아닌가 한다. 이런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자질과 대우, 사기 등 객관적인 조건 외에 언론인으로서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신문이 지향하는 좌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신문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항로를 이탈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살펴보고 점검해야 한다. 지방행정은 하부조직의 성격을 보이는 지방의회가 감시하기도 어렵고, 지역 시민단체도 행정에 동원되기 일쑤라 지역신문이 아니면 사실상 감시 주체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지자체, 지방의회, 시민사회가 지역 언론과 상생·협력하는 게 혁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더불어 기사를 취급하는 데 있어 사적인 게 조금이라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정치적, 개인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신뢰가 사라진다. 신문을 함께 만드는 구성원들끼리도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선배와 후배, 동료들 사이에 공익적 목적을 위해 일한다는 믿음이 있었으면 한다. 

정말 지역에는 경쟁력 있는 기사가 없는 것일까? 지역은 공동체로서 다양한 생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이웃의 결혼식, 출생과 사망, 졸업식, 취임식, 외부 방문자 등 소소한 뉴스가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아이 출생 때 아이와 엄마 사진을 게재하고 그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을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기념하는 생활광고가 일상이 되도록 만든다면 광고는 무궁무진할 수 있다.

중앙언론이 유명한 공인, 큰 사건, 알려진 사람을 취재한다면 지역신문은 자그마한 것들, 지역 안에 있는 스토리, 알려지지 않은 사람을 취재하는 걸 ‘혁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지역신문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건강한 여론형성에 기여하고, 지역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하향길을 걷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년 지나지 않아 인쇄 매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 속에서도 지역신문은 블루오션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저마다 각기 다른 상황과 지역 조건 속에서 블루오션 역할을 할 수 있는 특장점들을 준비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주민 여론형성의 중심 역할을 한다면 지역신문 활성화의 길은 언제든 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최선경 <전 홍성군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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