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노상에서 용변 해결하는 노인들…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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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노상에서 용변 해결하는 노인들… 무슨 일?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6.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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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배차간격, 인근 방치된 공터 문제 키웠다
분뇨·쓰레기로 몸살 앓는 ‘갈산교앞 승강장’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승강장 주변과 현장.

“오죽 갈 데가 없으면 누가 보든 말든 승강장 뒤에서 용변을 봐….” 지난 9일 서부·결성 방면 갈산교앞 버스 승강장에서 결성면 주민 윤 아무개 씨(여·81)가 혀를 차며 내뱉은 말이다.

서부·결성면 방면 갈산교앞 승강장이 위치한 갈산면 상촌리 일원은 갈산 초·중·고등학교, 갈산면행정복지센터, 우체국, 농협, 파출소, 갈산시장, 병원, 체육센터 등의 생활 기반이 갖춰져 있어 갈산면민 외에도 인접한 서부면과 결성면 등 인근지역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방문하는 홍성 서부권역의 중심지다.

하지만 이들이 귀가 시 이용하는 버스 승강장은 뒤편에 무성하게 자란 수풀 사이로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으며 타인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변을 해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

해당 승강장은 양 옆으로 긴 나무의자와 주민들이 갖다 놓은 소파가 추가로 마련될 정도로 이용객의 수요가 많은 곳이지만, 배차간격이 길고 가까운 거리에 공중화장실이 없어 승강장과 접해 있는 폐업한 카센터 부지에서 노상방뇨와 노상방분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 9일과 13일 서부·결성 방면 갈산교앞 승강장을 방문해 살펴본 결과 인분과 휴지, 각종 쓰레기가 나뒹구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배변장소 주변에는 코를 찌르는 악취와 함께 벌레가 들끓고 있었다.
 

발견된 분뇨.

행전안전부 ‘전국공중화장실 표준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홍성군에는 총 68개의 공중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이 중 4개소만이 갈산면 소재 화장실이고, 갈산로 120번길 11에 위치한 ‘상촌시장(배수펌프장)’ 화장실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소는 김좌진 장군 생가지와 갈산토기에 설치돼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병원 진료를 마치고 서부·결성 방면 갈산교앞 승강장에서 마중버스를 기다리던 김 아무개 씨(남·80대)는 “상촌리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다들 이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가까운 공중화장실도 없고 폐업한 카센터 부지가 방치되면서 주변이 난장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부면에서 갈산 오일장을 구경하러 온 최 아무개 씨(여·86)는 “나이 먹고 심심해서 갈산시장에 자주 놀러오는데, 여기 승강장은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땐 반대편에 앉아 있다 버스가 도착할 때쯤 길을 건너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씨는 “남자들이야 그래도 좀 낫지만 여자들은 볼일을 볼 때 바지를 내려야 하는데, 보기도 민망스럽고 겨울철에는 날이 추워서 걱정도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갈산면 주민 정 아무개 씨는 “화장실 부족으로 인한 노상방뇨·방분 문제는 이미 몇 년 전 갈산면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기돼 민원을 넣은 적이 있지만, 토지관계가 얽혀 있어 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배변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는데도 갈산에 방문할 때 아예 기저귀를 차고 오는 어르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식 갈산면장은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다각적으로 문제해결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우선은 인근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승강장 이용객들이 가까운 화장실에서 용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 푯말을 설치하는 등 빠른 시일 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군 환경과 생활환경팀 관계자는 “현재 도비지원사업인 공중화장실 설치 지원사업 수요조사가 실시되고 있는데, 토지문제가 얽혀 있으면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해당 승강장 인근에 군유지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화장실 설치가 가능한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면과 협조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분뇨가 발견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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