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대란,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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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대란,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해결해야
  • 최선경 <홍성군의회 의원>
  • 승인 2022.09.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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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으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9월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 118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가 폭락했다. 45년 만의 최대폭 하락으로 수확기를 앞둔 농가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5일 국회 농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인 이른바 ‘쌀값 정상화법’이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의 반대에 막혀 현재 상정되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현재 시행령 및 고시에서 규정하고 있는 미곡의 시장격리 요건을 법률로 상향시키고, 시장격리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농업협동조합 등에게 해당 연도의 초과생산량을 수확기에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안을 담고 있다.또한 미곡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벼와 타작물 재배면적 관리, 시책을 수립·추진하도록 했다. 아울러 논에 재배하는 타작물에 대해서는 재정적으로 지원토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우여곡절 끝에 상임위까지 통과한 법안을 두고 농해수위 위원이기도 한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홍성·예산)은 야당 의원끼리 불법으로 날치기 강행처리 했다며 반발하고 나서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8월, ‘대한민국 식량주권 쌀값 대책 마련’ 국회 정책토론회를 본인이 직접 주관해 개최한 바가 있다. 그 자리에서 홍 의원은 “쌀값 대란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때의 그 절실함은 어디 가고 지금에 와서는 여당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법안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정으로 농민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써 키운 벼를 갈아엎는 시위까지 벌이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외면하는 홍문표 의원은 하루빨리 ‘쌀값 대란만은 막아야 한다’는 그때의 절실함으로 ‘쌀값 정상화법’이 원안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정쟁’이 아닌 ‘정책’이다. 농민들의 절박한 마음을 헤아려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정책 실현에 나설 때이다. 역대 정부에서 반복되어 온 쌀값 갈등을 이젠 청산해야 한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할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단기적으론 충분한 물량의 시장격리를 조속히 확정해 쌀값 정상화에 나서고 만성적인 생산 과잉은 타작물 재배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제라도 국민의 기초 식량인 쌀을 지키고 농민의 삶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의 농업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초인 각종 농업 관련 법이 재정비돼야 한다.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업, 농산물 가격이 안정돼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이른바 ‘쌀값 정상화법’이 원안대로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처리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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