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친윤·중진, 불출마·수도권 출마”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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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지도부·친윤·중진, 불출마·수도권 출마” 권고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1.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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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 ‘인적 쇄신’ 등 파격적 혁신안 정치권 파장
충남 중진 4선 이명수·홍문표, 5선 정진석, 충북 정우택 의원
충남·북지역 해당 현역 의원 선거구 대부분 농어촌 지역 포진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의사당 전경.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내년 4월 10일 실시될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인적 쇄신’ 등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권고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제안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다수의 현역 의원 물갈이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4선 이상의 중진 의원은 14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3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30명에 이르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민주당도 4선 이상 의원은 지난 6일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의 6선, 박병석 의원을 제외하면 15명으로 3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에 이른다. 때문에 여야 4선 이상 30명, 3선 29명 등 모두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파격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는 형국이다. 

다만, 민주당 혁신위는 앞서 ‘3선 이상 의원의 동일 지역구 공천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강한 반발을 우려해 공식 혁신안으로 채택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를 비롯한 다선 용퇴론이 다시 화두에 오르더라도 큰 힘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파격 혁신안을 내놓으며 총선 이슈를 선점하는 것에 대한 민주당의 불안감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여전히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혁신위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당 지도부 그리고 중진, 대통령하고 가까이 지낸 분들은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아니면 수도권의 어려운 지역에 나와서 출마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인 위원장은 당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과거,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이 많은 이득을 가졌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것을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서 희생을 해야 하는 그런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민의힘 혁신위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세비 감면 및 박탈 △하위 평가 비율 20% 현역 의원 공천 배제 등도 함께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대변인을 맡은 김경진 혁신위원은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당장 현역 의원들이 포기서약서를 작성해서 당에 제출하고, 추가로는 당헌·당규에 명문화함과 동시에 공직 후보자들의 경우 공천 신청서에 포기서약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세비 삭감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구속된 경우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틀 속에서 세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국회의원이 구속될 경우 세비를 전면적으로 박탈하도록 하고, 상임위에 불출석 할 경우에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세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혁신위 권고안을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은 “국회의원 세비 수준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에서 3위 수준으로 받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세계 31위 정도 수준”이라면서 “1인당 국민 소득에 비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과잉 수준의 세비를 받고 있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국회의원 세비를 다시금 책정하고 삭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혁신위원회의 이 같은 발표 이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요구에 관한 질의에 “언론 보도된 것을 봤다”면서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 오면 당에서 정식적인 논의기구와 절차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가 권고한 제안에 따르면 충남·북 지역의 현역 의원 폭이 4명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동일지역 4선 의원은 충남 3명과 충북 1명을 비롯해 서울 2명, 부산 2명, 대구 1명, 인천 1명, 울산 1명, 경기 1명, 강원 1명, 경남 1명(경남의 김영선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서 지난해 보선서 당선된 초선) 등 14명이며, 3선 의원은 부산 3명(하태경 의원은 수도권 출마 선언), 대구 2명, 울산 1명, 경기 1명, 강원 1명, 충북 2명, 경남 3명 등 13명이다. 김영선 의원을 제외하고 15명은 모두 영남에서 계속 당선됐으며, 15명의 영남 중진 의원들 중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자청한 사람은 하태경 의원밖에 없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 충청권 의원으로는 충남에서 4선 의원인 이명수(아산 갑)과 홍문표(홍성·예산) 의원과 5선의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의원, 충북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 등 4명이다.

이들 충청지역 중진 의원들은 “충청지역 선거구가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결코 쉬운 선거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지역구를 잘 다져온 중진 의원을 인위적으로 빼낸다면 오히려 민주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충남지역 현역 의원은 총 11명으로 국민의힘 5명, 민주당 5명, 무소속 1명이다. 충북지역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각각 4명으로 총 8명이다. 대전 7명과 세종 2명 등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현역 의원이다. 

충남·북 지역의 해당 현역 의원 선거구는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 포진해 있어 ‘충청권은 사정이 달라서’ 별 관계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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