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조곡산단 결사반대” 주민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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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조곡산단 결사반대” 주민들의 절규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2.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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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면 조곡리2구·예림리1구 주민들 대책위 구성, 반대집회 나서
산단 예정 부지 35.8% 학교법인혜전학원 소유… “팔지 말아달라”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2구, 예림리1구 주민들이 예산조곡그린컴플렉스일반산업단지 조성 백지화를 주장하며 가장 큰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학교법인혜전학원이 운영 중인 혜전대학교 앞에서 열흘간 집회를 펼쳤다.

예산조곡그린컴플렉스일반산업단지반대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장동진, 이하 대책위)는 공익법률센터 농본, 충남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지난 10월 31일 신암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조곡그린컴플렉스일반산업단지(이하 조곡산단)의 건설을 속히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예산군청 앞에서 반대집회에 나서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자원순환시설이라고 알려졌던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일원에 약 45만 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조곡산단 내 산업폐기물 매립시설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토지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31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는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관계자들과 주민 간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결국 무산됐고, 지난달 30일 다시 열린 주민설명회 역시 현장을 찾은 주민 130여 명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2구, 예림리1구 주민들로 이뤄진 대책위는 예산군청 게시판을 비롯해 교육부, 국토교통부, 국민신문고 등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조곡산단 조성사업의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대책위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혜전대학교 정문과 후문 앞에서 “땅을 팔지 말아달라, 아름다운 조곡리 땅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플랜카드와 피켓을 들고 소규모 집회에 나섰다.<사진>

조곡산단 부지 중 가장 큰 땅을 소유한 학교법인혜전학원 측에게 산업폐기물 매립지가 들어설 조곡산단 조성을 위해 땅을 팔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조곡산단 조성이 예정된 토지 147만4115m² (44만5920평)의 약 35.8%에 해당하는 52만8926m²(16만평)이라는 대규모 토지를 혜전학원이 소유하고 있고, 이 토지와 군 소유 토지 19만8347m²(6만평)의 13.5%를 합하면 49.3%로 일부 토지주만 토지 보상을 동의하면 50%가 넘게 된다.

예산군이 산업단지 지정계획 신청요건인 동의율 50%를 초과해 60% 넘게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주민들은 ‘학교법인혜전학원’ 앞으로 보낸 호소문을 통해 “산업단지와 산업폐기물 매립지가 이 지역을 어떤 모습으로 변모시킬지, 또 주민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학교법인혜전학원 설립자의 건학이념과 교육이념에 배치(背馳)되는 조곡산단 조성사업을 위한 혜전목장 부지 매도를 철회해달라. 예산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달라”는 입장을 밝히며 간절히 호소했다.

이에 혜전학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다”며 “다만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등록금이 동결될 정도로 학교 수입이 계속 줄고 있는 상태로 혜전목장에서는 거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산업단지가 아니더라도 땅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산업단지 건설은 예산군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하며 “예산군의 입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한 신암면 예림리 주민 조순희 씨는 “최근 혜전학원이 학생이 부족해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예산주민들의 집 앞에 산업폐기물매립장과 산업단지가 건설되는데, 토지를 판다는 것은 학교법인으로서 학생들에게 부끄러울 것”이라면서 “부디 주민들의 바람대로 매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달 말까지 충남도지사와 예산군수 앞으로 보낸 탄원서와 서명서를 준비해 내년 초 전달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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