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장광호 대정초 교장 퇴임… 조부·부친에 이어 3대째 초등교장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 모두가 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사례로 교육계 내외의 주목을 받아왔던 대정초등학교 장광호 교장이 지난달 22일 퇴임식을 마지막으로 지인들의 축하 속에 42년 공직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로얄회관에서 오전 11시 30분에 개최된 퇴임기념식에는 홍성교육지원청 임병익 교육장을 비롯해 관내 각 초등학교 교장, 교사 등 교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장 교장은 퇴임사를 대신해 '행복의 두 얼굴'이라는 자작시를 읊었으며, 시를 통해 교직 이후 앞으로의 삶을 '행복여행'이라고 비유하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편 이날 퇴임기념식에는 장 교장의 부친인 전 갈산초 장현철 교장내외가 참석해 교육집안의 명망을 빛냈고, 장 교장은 "연로하신 부모님 앞에서 퇴임의 소감을 말하자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감격스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홍성초등학교 53회, 홍성중학교 15회, 홍성고등학교 23회 졸업생인 장 교장은 공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8회로 졸업하고 구항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바 있다. 이후 홍성, 대전, 천안, 아산, 서산 등지에서 교직생활을 이어가며 사랑을 실천하는 참교육자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장 교장의 집안은 조부 고 장참섭 씨가 홍성초등학교 교장, 홍성교육장을 역임했고, 그의 부친 장현철(85) 씨는 홍성 갈산초 교장을 역임해 3대째 교육가족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밖에도 부인인 김채춘 여사도 홍성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지난해 정년퇴임했으며, 장 교장과 함께 42년의 교육경력을 지속한 바 있다.
조부인 고 장창섭 교장은 일제시대인 1925년 광시보통학교의 훈도로 교육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36년 동안 나라 잃은 민족의 온갖 설움 속에서도 제자들에게 우리말과 역사를 가르쳐 민족혼을 심어주었고, 해방에서 6·25 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혼란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참교육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친 장현철 교장도 광복 직후인 1946년부터 홍성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시작해 45년간 교직생활로 제자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상을 정립해 사제동행을 솔선수범하며 헌신해 왔다.
한편 소탈하고 호탕한 성격의 장 교장은 유년시절 소극적이고 공부만 열심히 하는 내성적인 학생이었지만 4학년 때 담임교사를 만나면서 그의 성격이 180도 바뀌게 됐다고 한다. 웅변과 독서로 자신감을 갖고 감성을 키우도록 이끌어준 담임교사는 더없이 고맙고 인생의 방향에 나침반이 된 참 스승이었다고 회상했다. 교장이자 시인인 장 교장은 자신의 성격과 인생을 바꾸도록 이끌어준 담임교사처럼 자신 또한 그러한 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었다고 전했다.
장 교장은 퇴임 후에는 충남지역 교직원 문학회인 한빛문학회 회장으로서 역할에 보다 충실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가까운 시일 내에 시집 출간도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장 교장은 "앞으로는 문학활동과 신앙생활에 더욱 전념해 지역사회 문화발전에 다소나마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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