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평등문화가정 최태주·강영자 부부

충청남도는 제19회 여성주간을 맞아 도내 15개 가정을 평등문화가정으로 선정해 각 시·군별 여성주간 기념행사 때 '평등문화가정패'를 전달했다. 올해 홍성군에서는 최태주(73)․강영자(71) 부부가 평등문화가정에 선정돼 지난 18일 평등문화가정패를 수상했다. 평등부부의 모범이 되고 있는 최태주․강영자 부부를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 최태주 씨와 아내 강영자 씨는 부부가 함께 명동골목에서 금강제화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평등문화가정으로 선정된 최태주․강영자 부부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부부라며 상을 받게 돼 오히려 부끄럽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이들 부부 삶의 소소한 모습은 70대 노부부라는 것을 잊게 할 만큼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넘쳐 보는 이들을 부럽게 한다. 부부명패달기, 가사 함께하기, 일상적인 대화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까지 지금에 와서는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부부의 나이를 생각하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중매가 일반적이던 시절 남편과 연애결혼을 했어요. 젊을 때부터 당시의 남자들과는 달리 모든 것을 부부가 함께하고 대화로 풀어나갔죠. 90년대 우연한 계기에 여성운동을 시작했을 때도 남편이 항상 곁에서 함께해 든든했습니다. 늘 이해심 많고 믿음직한 남편이에요”
강영자 씨는 평범한 부부라고 말하면서도 남편에 대한 애정 어린 표현을 끊임없이 전한다. 남편의 믿음과 지원이 있었기에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이겨낼 수 있었노라고 말한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강영자 씨는 한국부인회를 시작으로 여성단체협의회 5대 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여권을 높이는데 기여해왔다. 남편 최태주 씨는 평범한 남편으로서 누구나 하는 당연한 일을 해왔을 뿐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최태주 씨는 “상을 받고 할 정도로 특별한 부부는 아닙니다. 부부는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이고 아내가 하는 일을 믿고 지지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저 당연한 일을 해왔을 뿐 입니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당시 세대의 남성들과 비교해 이해심과 배려심이 더 많았던데다가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을 당연시해 평등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뿌리 내린 것 같다고 아내 강영자 씨는 말했다.
여느 부부와 마찬가지로 부부싸움을 하기도 하고 힘겨운 시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대화하고 믿음으로 서로의 옆을 지켜주면서 서로의 마음과 생각이 통하게 됐다고 말한다. “다른 부부들도 늘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살 겁니다. 단지 우리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늘 표현하고 상대에게 전합니다.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믿음이 쌓이게 되죠. 요즘은 상대에 대한 믿음이나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한 가정을 많이 보게 됩니다. 마음을 표현하고 서로 인정할 때 화목한 가정이 온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영자 씨는 전한다. ‘평등’이라는 것을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대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욕심내지 않고 서로를 존중해나가는 이들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평생 상대방을 인정, 존경하는 삶이 평등부부의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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