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사 신축은 홍주관아 건물 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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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사 신축은 홍주관아 건물 복원으로
  • 손규성 <언론인·칼럼위원>
  • 승인 2015.12.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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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홍성은 홍성고등학교의 내포 신도시 이전 가시화에서 보듯, 주요 도시기능의 공간적 재배치를 강요받고 있다. 내포 신도시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아파트건설 등으로 대변되는 주거시설의 구성분포가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지역별 정주인구의 감소와 함께 중심상권의 공간적 이동현상도 예상되고 있다. 즉, 내포 신도시로의 도시기능 쏠림현상이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예상했듯이 기존 도심의 공동화를 필연적으로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돈의 이동이라는 유동성의 지배적 흐름도 내포 신도시로 옮겨감을 일러준다.

주요 도시기능의 이전은 도시계획상 혁명적 변화를 유발하는 것이고, 유동성의 지배력 이동은 지역경제의 중심축 변화와 활성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청의 신청사 위치는 홍성읍과 홍성의 미래를 크게 좌우할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만약 군청의 홍주성 밖 이전을 결정하면 군청이 차지하는 지역 내 핵심적 기능을 고려한다면 결코 합리적 공간배치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공동화의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군청이 그 자리, 홍주성 안에서 중심을 잡고 도시계획 및 지역경제의 균형을 잡는 지렛대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내포 신도시로 움직이는 지역 내 중심추를 다른 한쪽인 홍성읍 지역에서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춰야 두 지역과 공간 간의 균형을 갖추게 된다. 그곳이 다름 아닌 군청이 될 수밖에 없고 중심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군청 터는 지금처럼 홍주성 안에 위치해 그 장소성과 역할로 ‘홍성의 중심’, 나중에 옛 지명을 되찾게 되면 ‘홍주의 중심’이 돼야 한다. 군청은 역사와 문화와 돈이다. 낡고 비좁은 군청을 홍주성 안에서 새로 짓되, 그게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도록 기획해야 한다. 외부의 유동인구와 정주인구 유입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시간이 가면서 감가상각 되는 건물과 주변 환경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도 버는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1872년에 제작된 ‘홍주지도’에 따르면 홍주성 안의 홍주관아 부속건물은 40여개에 이르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안회당과 홍주아문, 여하정과 조양문 등을 제외하고 멸실된 건물 가운데 10여개 동을 복원해, 그곳을 공무원들이 입주해 집무를 하는 군청사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한꺼번에 모든 건물을 복원하면 좋지만, 재정사정에 따라 단계별로 신축할 수도 있다.

그러면 군청사 일대는 ‘문화지구’로 설정할 수 있다. 군청사와 주변건물을 점진적으로 문화공간화 하고, 나머지 여유 공간은 광장으로 꾸밀 수 있다. 광장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사람은 기쁠 때나 슬플 때 광장으로 나와 서로의 감성을 확인하는 습성이 있다. 지역적으로 삶을 공유해온 공동체 의식의 발로이며 연대감의 표징이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축제이다. 축제는 정기적인 경우가 많지만, 어쩌다 일어나는 감흥의 기세이기 때문에 비일상적이다. 문화공간으로 꾸며진 군청은 일상적인 집무를 하면서 비일상적인 축제를 광장에서 받아들인다. 그렇게 되면 군청은 일상성과 비일상성의 융합이 일상화 되는 장소가 된다. 여기에 하나하나 스토리텔링을 부여하면 역사가 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천주교 순례길’은 살아있는 정답이다.

군청은 미래다. 군청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면, 소재지역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고 그 지역민의 희망을 점칠 수 있다. 군청이 현재의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결정되면 홍주성 안과 기존 상권지역의 공동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공동화가 시작되면 그 진행기간은 최소 30년인 한 세대의 공간이 사라진다. 공동화를 막기 위한 재정도 엄청나게 소요돼 예산의 적재적소 및 균형배분을 어렵게 한다. 구도심에서 신도심인 둔산지역으로 시청 등 주요 기능을 옮긴 대전광역시 사례는 너무나 생생하다.

현재 위치의 군청사는 홍주의 역사를 머금은 역사와 문화현장 그 자체다. 따라서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장소성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옛 홍주관아 건물을 복원해 그곳을 청사로 활용하면, 홍성여고 및 홍주초교의 이전문제 등 도시 주요 기능의 재배치도 합리적으로 확정할 수 있다.  
  

손규성 <언론인·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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