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개의 비밀
상태바
나비 날개의 비밀
  • 박승규 전문기자
  • 승인 2017.08.13 09: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곤충박사 박승규의 곤충 이야기<5>
1 나비 날개의 인편. 2 나비의 인편을 확대한 모습. 3 살라미스 피하수스 나비의 인편 구조. 4 버네사 아탈란타 나비의 인편 구조.

곤충 중에서 가장 종류가 많고 화려한 곤충을 꼽으라면 나비를 빼 놓을 수 없다.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아주 작은 나비부터 호랑나비처럼 크기가 큰 나비까지 우리나라의 곳곳에서 수많은 나비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나비들 날개의 화려한 색들이 어떻게 우리 눈에  보이는지 생각 해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 나비 날개를 만져 보면 아주 작은 날개의 인분(인편)이라고 불리는 작은 가루들이 손에 묻곤 했는데 친구들은 이 인분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나비를 잡은 친구들을 놀리곤 하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비 날개에는 아주 작은 가루가 날개 가득 묻어 있다. 이 가루들이 어떤 배열로 묻어 있는지 대전 연구단지 내에 있는 ‘코셈’이라는 주사전자현미경(SEM) 제조 회사에서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나비 날개의 모습을 5,000배 이상 고배율로 촬영한 적이 있는데 실제 나비 날개의 비밀을 안 순간 너무 신비한 모습에 한 동안 이 비밀을 나 혼자만 가지고 있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촬영을 마친 후 인터넷에서 나비의 날개 구조를 검색해 보니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나비 날개의 구조와 우리 눈에 보이는 과정을 자세히 연구 해 놓은 자료들이 참으로 많이 있었다.

나비의 날개에 묻어 있는 아주 작은 인분은 하나하나 날개의 겉면에 묻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사복 상의에 잇는 작은 주머니 같이 생긴 공간에 닭 벼슬 끝부분처럼 날카롭고 긴 자루가 주머니에 하나하나 들어가 있는 모습인데 이런 모습이 마치 기와지붕의 기와처럼 차례차례 하나의 흐트러짐이 없이 배열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 신비한 것은 나비 인분 한 부분을 더 확대해 보면 수많은 계곡이 나 있는데 이 계곡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깊게만 느껴지는 모습은 더욱 신비해 보였다.

이 깊은 계곡이 햇빛을 받으면 빛을 흡수하기도 하고 반사하기도 하며 또는 산란시키면서 우리 눈에  보이게 되는 색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실제 우리 눈에 보이는 나비의 날개 색은 간단한 구조로 구성된 것이 아닌 것이다.

나비 날개의 색이 나비 종류마다 다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위에서 말한 날개의 인분이 빛을 흡수, 반사, 산란을 결정하는 나노구조(nanostructures)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Science Daily”지(2008. 1. 22)는 어떻게 나비들과 나방들이 나노구조들을 사용하여 찬란한 색깔들과 밝은 흰색들을 만들어내는지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는데 University of Groningen 의 Marco Giraldo 박사는 나비 날개의 색깔과 나노구조적 특성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지를 밝힌 바 있는데 지랄도 박사의 실험에 의하면 배추흰나비의 날개 양 측면은 빛을 반사하는 두 층의 중복된 인분 층을 가지고 있는데, 인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빛이 반사되고, 이들 두 층이 최상의 구조인 것을 발견하였다. 즉, 두 개 보다 더 많은 층은 반사를 증진시킬 수는 있지만, 날개가 불균형적으로 무거워지게 되어 날기가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나비의 암컷과 수컷은 서로의 성을 구별하기 위하여 자외선을 다르게 흡수한다고 한다. 그래야 서로의 성을 확인하고 대를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니 곤충의 세계도 신비의 연속과정임에 틀림없다.

이런 나비 날개의 나노 구조적 특성을 산업에 이용할 수 만 있다면 화장품도 빛의 반사정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건물의 외벽에 칠하는 페인트 또한 햇빛의 굴절 정도에 따라 오전에 보이는 색이 다르고 오후에 보이는 색이 다르게 보이는 페인트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더 응용한다면 차의 광택제, 상품의 포장 재료, 옷 등에도 무한히 응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박승규 전문기자<내포곤충학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오레오 2018-12-09 00:15:46
이것을 보고도 창조주를 부인 합니다. 자연히 생긴것 이라고? 그럴까요 인간이 이런걸 만들수 있는 그때 만드는것이 얼마나 힘들며 자연히 생겼다고 말 못할것 입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