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과 사랑, 위기학생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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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관심과 사랑, 위기학생 되돌린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12.14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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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여중 '위(Wee) 클래스', 위기학생들 사랑의 둥지로…
▲ 광천여중 위클래스.

위기학생 형미(가명․15)는 이혼한 부모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에 가득 차 마약, 담배, 절도 등으로 부모에 대한 보복심리를 표출하며 장래에 대한 꿈조차 없는 아이였다. 상담센터에서 만난 형미는 너무도 어여쁜 아이였다. 하지만 형미의 시선은 무의미하게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무엇이 이 아이를 그토록 자신을 학대하게 만들었는지 전문상담교사는 상담치료를 시작했다.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 같던 아이가 수차례의 상담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예전에는 부모가 나를 포기했듯이 나 또한 내 자신을 완전히 포기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모든 것을 털어놓다보니 내 자신과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아직 몇 차례의 상담치료가 남아있지만 이렇듯 형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광천여자중학교(교장 이선우)에 설치돼 있는 위 클래스에서 이뤄진 상담치료의 결과이다. 관내 여학교에 유일하게 마련된 광천여중 위 클래스는 지난 9월부터 교내의 위기학생들을 위해 적극적인 상담치료를 실시해 위기학생들의 사랑의 둥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이선우 교장이 위기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교내에 위 클래스 설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그 효과는 배가됐다. 이 교장은 상담센터가 개관되기 전, 위기학생들을 위해 교장실에 생각하는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해 아이들과 가까이 하려 무던한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이 교장은 "위기의 아이들을 대하며 전문적인 상담 능력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며 "전문상담교사가 상주한 채 위 클래스를 운영해 보니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되살아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각급 학교의 교내에 위 클래스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위 클래스가 마련된 후 하루 평균 2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어 아이들의 인식이 엄격한 학교에서 도움을 주는 학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아이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들락거리며 위 클래스에 마련된 온돌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김 모(16)양은 "마음속에 있는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의지가 된다󰡓며 󰡒단순히 위기학생들을 위한 상담소라는 느낌보다 편안한 쉼터 같은 느낌이다"며 웃음 지었다.
 
▲ 김은미 전문 상담교사.

 클래스에서 때론 언니처럼, 때론 엄마처럼, 위기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있는 김은미(38) 전문상담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정에 굶주려 있다. 작은 관심과 사랑만으로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라며 "부모가 아이들의 생각을 읽고 이해하려면 제일 먼저 아이들과 사소한 대화부터 먼저 시작해야한다"고 전했다.
 
위기의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불화로 인한 부모의 무관심으로 가정 내에서 대화가 부족해 애정결핍행동을 보이며 같은 상황에 처한 또래친구들과의 어울림으로 일탈행위를 일삼게 된다는 것이다. 

김 상담교사는 "어떠한 문제가 드러나 한명의 위기학생을 상담하다보면 고구마 줄기처럼 연계되어 있는 다른 아이들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그나마 위로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모두들 상담을 꺼린다"며 "우리 아이들이 힘들면 힘들다고 손을 내밀었음 한다. 아이들은 손을 내밀어 보지도 않고 잡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며 누구든지 아이들이 손을 내밀면 그 손을 뿌리치지 말고 따뜻이 감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성가정폭력상담소 교육이사․성교육학교 폭력전문강사․대전지방법원홍성지청 범죄예방위원등 다양한 활동으로 위기학생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 김 상담교사는 단순한 상담자가 아닌, 아이들의 편이 되어 철저한 비밀보장을 전제로 위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김 상담교사의 휴대폰은 아이들을 위해 항시 대기 중이다. 

김 상담교사는 "아이들에게 위기는 언제 어느 순간에 닥칠 지 모른다. 그 순간 그들이 나를 믿듯이 나또한 그들을 믿는다면 아이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며 아이들에 대한 무한사랑을 표했다. 

아직 시작초기단계로 괄목할만한 큰 성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밝은 미소를 되찾아주고 있다는 희망으로 오늘도 광천여중 위 클래스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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