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신종수법 '보이스 피싱'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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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신종수법 '보이스 피싱' 극성
  • 한관우 편집국장
  • 승인 2010.03.2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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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성지역 KT 전화요금 미납 사칭전화 잦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건수는 줄어든 반면 피해금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4일 <110정부민원안내콜센터>에서 접수한 전화금융사기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 신고 건수는 지난 2008년 7만7175건에서 2009년에는 4만4047건으로 43%나 줄었지만 피해금액은 2008년 21억9115만 원에서 2009년 25억6467만 원으로 17%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체국 택배나 은행 등을 사칭하는 기존 수법 외에도 수사기관 관계자를 사칭한 확인과정을 추가해 의심을 줄인 후 통장 이체가 아닌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악용하는 신종 수법이 등장한 것이 큰 특징이다. 전화금융사기의 사칭기관으로는 110상담전화 분석 결과 우체국이 45%로 가장 많았고, 은행 8.6%, 검찰청과 경찰청 등 수사기관이 7.3%로 뒤를 이었다. 법원과 KT를 사칭한 사기는 2008년 대비 2009년에 각각 96%와 91%가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홍성지역에는 사무실, 가정집을 가릴 것 없이 KT를 사칭한 사기전화가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법은 일반가입자의 전화로 요금미납 안내 전화가 울린다. 전화멘트에 "요금이 장기 미납돼 오늘 중으로 전화가 정지된다"면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0번을 누르세요"란 멘트가 나온다. 0번을 누르면 남성이 직접 전화를 받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라고 물으며, 이름을 대면 "전화요금이 장기 미납돼 오늘 중으로 이용정지 예정"이라며 주민등록번호, 거래은행, 계좌번호 등이 어떻게 되느냐며 확인을 요구한다. "요금이 미납되지 않았다"거나 "자동이체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거래은행과 계좌번호를 묻거나 "5XX-6XXX번이 장기 미납돼 있다"며 금액을 확인해 주면서 인근 지역의 전화번호를 대고 그 전화가 미납돼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 "혹시 개인정보가 유출돼 다른 사람이 명의를 도용한 것 같다"는 등의 말로 현혹하면서 경찰에 신고접수를 해야 되니 주민번호, 거래은행, 계좌번호, 휴대전화 등을 계속 묻는 식이다. 상대방이 남성이거나 또는 말이 어눌하면 일단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고, 이상한 멘트의 전화가 걸려오면 일단 끊고, KT에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전화사기를 막는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이밖에도 라디오 프로그램 상품 당첨, 고객감사이벤트 당첨 등의 기타 신종 수법은 19%나 증가했다. 국민권익위 110콜센터는 전화 및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상담 요청이 가능하며, 홈페이지(www.110.go.kr)에서 상담예약을 하면 각 부처와 즉시 연계해 해결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유명 인터넷 사이트 개인정보유출 사고 소식이 알려진데다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정확히 알고 있어 주민들이 속아 넘어가기가 쉽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경찰을 사칭하는 신종수법까지 등장해 주민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현실이다. 이 신종수법은 명의를 도용당해 새 신용카드가 사용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조성한 다음 경찰 민원안내 전화번호를 이용해 신뢰감을 심어주고 돈을 빼내가는 수법이라고 한다.

얼마 전 회사원 김 모 씨는 자신을 모 은행에서 일하는 차장이라고 밝힌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김 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대며 "최근 은행 카드를 신청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런 적이 없다"는 김 씨의 대답에 남성은 "누군가 명의를 도용해 카드를 만든 것 같으니 경찰에 대신 신고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전화가 오면 사실대로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말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김 씨의 휴대전화에 "1566-0112"라는 경찰민원안내 전화번호가 발신번호로 뜬 전화가 걸려왔다. 형사라고 신분을 밝힌 남성은 "카드 명의 도용사건을 접수했다"면서 주거래은행, 통장 종류, 잔액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하지만 김 씨는 질문에 대답을 얼버무리는 남성이 의심쩍어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때서야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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