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빨리 돌아오시오. 홍성고 동문들의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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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빨리 돌아오시오. 홍성고 동문들의 명령입니다”
  • 한관우 편집국장
  • 승인 2010.04.23 11: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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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 45회 최한권 상사, 동문회 모금운동·분향소 등 준비
천안함 실종 시신 못 찾아… 9살 딸 “아빠 사랑해” 가슴 뭉클

아빠께! 아빠 나야 많이 춥지?
그래 아빠 사랑해. 아빠 기다려.
내가 올 때까지 꼭 기다려. 아빠,
아빠가 훌륭해서 인터넷에 아빠가 떴어.
아빠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아빠 이렇게 보내서 미안해.
아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보배가 있고
고모부, 고모할머니, 엄마, 아~~~빠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하는

엘리트 최한권 상사 군인.
아주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빠~

- 아빠를 사랑하는 보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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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한권 상사(38)
故 최한권 상사(38)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실종자 인양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최한권 상사의 9살 난 딸 보배 양이 쓴 편지가 지난 20일 공개됐다. “아빠께! 아빠 나야 많이 춥지? 그래 아빠 사랑해. 아빠 기다려. 내가 올 때까지 꼭 기다려. 아빠, 아빠가 훌륭해서 인터넷에 아빠가 떴어”로 시작되는 편지는 분홍색 편지지에 연필로 썼다. 이 편지는 아빠에 대한 딸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 편지에서 보배 양은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어 “아빠, 아빠가 훌륭해서 인터넷에 떴어. 아빠가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아빠 이렇게 보내서 미안해”라며 어린 딸이 아빠를 향한 아픈 마음을 표현하고 있어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최한권 상사(38)는 1972년 5월 18일 홍성군 구항면 신곡리에서 태어났다. 두 반뿐인 대정초등학교를 나왔다. 광천중학교와 홍성고등학교(45회)를 졸업하고, 10년 전 해군이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1992년 5월 23일 해군 부사관 136기로 해군생활을 시작했다. 참수리339호 고속정, 전남함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천안함에 부임했다. 사고 당시 천안함 전기장으로 근무했다. 함수에 있던 생존 장병들이 비상조명등의 불빛을 보며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최 상사의 치밀한 정비 덕분이었다고 전한다. 원사 승진시험을 준비 중이었으며, 해군 후배들은 아직도 “최 상사 같은 부사관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덕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한권 상사는 임관 시 참모총장 우등상, 전기 직별 과정을 1등으로 수료하는 등 해군 전기 직별의 엘리트로 통했다. 해군 관계자는 “최 상사는 완벽한 정비로 자신의 장비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며 “사건 당시 함수에 있던 생존 장병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상조명등의 불빛을 보면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최 상사의 치밀한 정비 덕분”이라고 말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천안함 생존자들은 “밤에 조명등을 보고 살았다”며 “최 상사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 상사는 천안함 전기장으로 부임한 후 완벽한 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는 설명이다. 기관부 장병들에게는 아버지와 같이 엄격하면서도 따듯한 선배로 통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3일 천안함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을 지켜보며 중얼거리던 최한권 상사의 누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잔잔한 바다가 너무나 원망스럽다”며 “바다에, 파도에, 해일에 하늘도 도와주지 않는 참 잔인한 봄”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고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 씨는 “살려고 두 주먹을 얼마나 쥐었는지 손가락이 안 펴지더란 말입니다. 그 차가운 곳에서 얼마나 어머니, 어머니 부르면서 얼마나 공포스러웠겠습니까”라며 “아들이 평소 친형처럼 따랐던 최한권 상사는 아직 귀환하지 않은 상태”라고 목이 메었다. 홍 씨는 글로써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최 상사에게 전했다고 한다. 최 상사에게 전한 편지 제목은 김동진 하사 엄마의 애끓는 명령으로 <제발 하루 빨리 돌아오십시오, 김동진 하사 엄마의 애끓는 명령입니다>이다.

최 상사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로도 유명했으며, 가족으로는 아내 이재신 씨와 9살 난 딸(보배)이 있다. 은하면 대천리 월실마을에는 장인과 장모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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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총동문회는 최한권 상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게시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홍성고총동문회는 최한권 상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게시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홍성고·홍성고총동문회 모금운동, 분향소 준비

홍성고등학교(교장 장재현)와 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회장 현상섭)에서는 최한권 상사에 대한 모금운동을 펼치며, 분향소 등을 준비하고 있다. 홍성고 45회 졸업생인 최한권 상사가 천안함 실종자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최 상사는 침몰 당일 기관조정실에 6명의 동료와 함께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지난 15일 함미부분을 인양한 이후 지금까지 최한권 상사의 시신이 확인되지 않아 가족과 동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신이 확인되지 않은 8명의 명단에 최 상사가 포함돼 있어 오는 24일 경으로 예상되는 함수부분 인양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성고 장재현 교장은 “천안함 사고 다음날 실종자 명단을 보고 모교 45회 졸업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최 상사가 홍성고등학교 재학시절 담임을 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며 “해군에 입대한 이후 홍성여고 재직당시 최 상사가 인사를 하러 직접 찾아 왔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최 상사가 부인과 자녀까지 데리고 <상사로 진급해 인사를 드리러 왔다>며 홍성고 교장실로 찾아와 장시간 대화를 나눴는데 사고를 당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 교장은 또 “총동문회와 협의해 홍성고 구 강당에 분향소 설치를 준비했는데 아직까지 시신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총동문회 등과 협의해 분향소 등을 설치 최 상사를 추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교장은 “특히 최 상사의 장인도 홍성에 살고 있으니 부부가 모두 홍성사람들이었다”고 소개하고 “오는 24일경 예상되는 함수부분 인양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제는 시신이라도 꼭 찾아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회장 현상섭)는 지난 16일 긴급회의를 갖고 모금운동 전개 및 분향소 설치 등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 이날 현상섭 회장은 “최한권 상사가 모교 동문이고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는데 무사귀환을 빌며 모교 총동문회에서는 추모성금을 모금하자”고 말하고 “홍성고 동문들은 총동문회를 중심으로 각 지역동문회와 공동으로 최한권 동문을 추모하는 모금운동을 펼쳐 단합된 홍고인의 힘을 5월 기별체육대회까지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또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최 상사를 추모하고 있다”고 말하고 “총동문회 및 각 지역동문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홍성고총동문회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 기별 카페 등에는 최 동문을 위한 모금에 참여하는 동문 및 추모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 상사와 고교동기로 홍고기별체육대회 대회장을 지낸 박만식 동문은 “저희 45회 동문들도 최한권 동기의 비보에 동문 선후배님들과 뜻을 같이하려 한다”고 밝히고 “우선 현수막 등을 게시해 최 상사를 추모하고, 모금운동과 분향소 설치 등에도 동기회에서 앞장서기로 의견을 같이했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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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권 상사 추모 성금모금 ▶계좌는 △농협 473010-55- 000087 △국민은행 392001-04- 079784 △예금주는 <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들은 보내신 이후 홍성고총문회(전화 041-631-0710)로 연락을 바라고 있다.
 

최한권 상사 가족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최한권 상사 추모 성금 기탁자 명단 (4월 22일 18시 현재 모금현황)
현상섭(20회·홍동문회장) 200만원 △이종화(32) 5만원 △이인배(24) 10만원 △주호성(1) 5만원 △유주호(38) 5만원 △정영주(44) 10만원 △명근영(48) 10만원 △이경학(33) 5만원 △이석호(25) 19만 4184원(LA) △안중환(44) 1만원 △이동준(39) 20만원 △이동윤(41) 20만원 △이동욱(45) 20만원 △이순만(28) 10만원 △이주진(56) 5만원 △미 상 20만원 △김용해(15) 10만원 △이무희(30) 5만원 △이상직(9) 10만원 △박성봉(27) 3만원 △유성순(28) 5만원 △류경하(26) 3만원 △정익환(20) 2만원 △김종석(16) 10만원 △갈산동문회 10만원 △강용웅(15) 3만원 △최재환(45) 10만원 △박동일(20) 5만원 △정찬욱(45) 10만원 △아산동문회 10만원 △류근준(29) 1만원 △이근명(14) 10만원 △이병철 3만원 △김 훈(29) 5만원 △장언석(44) 10만원 △노승무(20) 2만원 △오배근(27) 10만원 △이관호(11) 5만원 △복봉규(27) 10만원 △18회 일동 10만원 △대전동문회 30만원 △홍우회(33회) 10만원 △한관우(32) 5만원 △이웅재(12회)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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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선 2010-04-29 09:51:23
최한권 상사님! 복숭아꽃 살구꽃 곱게 피는 고향 홍성의 봄을 아시는지요?...
개울가에서 물장구 치고 고갯길 돌아돌아 다니던 어린시절을 기억 하시는지요?...
고귀한 생명 받쳐 이 나라 이 땅을 지킨 상사님은 나와 같은 고향의 위대한 군인, 누가 묻는다면 홍주의 붉은 피 뿌리고 순직했노라고 후대에게 전하겠습니다 마음 아프고 가슴 많이 쓰리지만 아마도 이 땅에서 그랬듯이 천국에서도 꼭 필요한 훌륭한 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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