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꼬리를 드러내고 사는 것들은
더 이상 감출 것이 없다는 뜻이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꼬리가 아홉이라는 여우가
아무리 변신을 해도 감출 수 없는
꼬리, 그것이 최후다
최후의 진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가 전부라고
말하는 것들에겐
뱃속 깊이 비장으로 말아 넣은
끝끝내 드러내지 않는 꼬리가 있다
때때로 뱀의 혀처럼 내두르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를 입고서야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필살기 같은 꼬리
보이지 않는 거기까지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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