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쏘아진 총알 같이
되돌릴 수 없는
슬픔
빼앗는 자도
빼앗긴 자도
죽인 자도
죽은 자도
자유로울 수 없는
목발을 짚은 이상만이 달빛처럼
빛나는 밤
대의도 명분도 사라지고
사선의 이쪽과 저쪽에서
분노와 증오만이 쌓여가는 초소
전우를 잃은 초병의 눈빛이
시간의 미풍 앞에 나른하게 풀려가고
죽음으로 지켜낸 것이 상처뿐임을
알았을 때, 흔들리는
깃발
축포의 연기 속에 날아간 비둘기는
거리에서 공원에서 강변에서
찢어진 날개 부러진 다리로
힘겹게 이름만 빛나고 있을 뿐
돌아갈 둥지가 없다
저작권자 © 홍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