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아침 햇살 속에 여지없이
아버지는 직장을 향한다.
봉급만으로 살림이 어렵다는
아내의 투정이
머릿속에서 자글자글 끓고 있다.
다른 애들처럼 멋진 차로 등교를 바라는
불만 서린 애들의 등을 떠밀어
버스에 태우고,
그 버스로 10분 거리를
터벅터벅 걸어서 한 시간 간다.
걷는 것이 건강 유지에 최고라면서
주머니 속 굳은 천원을 꼭 쥐어본다.
하루하루를 등뼈가 휘어지게 살아도
녹녹치 않은 생활이 양 어깨에 걸려있다.
-그래도 나날이 쑥쑥 크는 애들이 있잖여.
니들이 내 기둥인겨.
내가 든든한 뿌리가 되어 줄겨.
저 홀로 빙그레 미소 지으며
굽이 기운 구둣발에 아침 햇살이 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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