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을 이끌게 된 손학규 대표가 7일 국회 본청 자유선진당 대표실을 방문, 이회창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와 이 대표는 오랜 만에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에서는 전현희 대변인 등이 함께 방문했다. 먼저 이 대표는 "마음으로부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정말 아주 좋은 분이 (당 대표가) 되신 만큼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크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는 "격려해주셔서 고맙다. (총재에서) 대표로 직함을 바꾸셨더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강등됐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손 대표는 "이 대표는 자유선진당 대표로서가 아니라 국가의 지도자로서, 항상 국민의 존경을 받고 많은 역할도 해 오셨다"면서 "앞으로 저도 잘 지도해주시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조정 역할도 많이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는 '전당대회 효과'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를 넘어 새로운 개념의 대표로서 민주당에 여러 가지 평판과 지지도를 확 높인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당의) 변화에 대한 요구는 상당히 큰 것 같다. 지난 2년간 산골에 있었고, 보궐선거 때나 돕고 들어갔던 만큼 조직적인 기반은 전혀 없었다. 많은 분들이 '당 대표 나와서 되겠나?'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그러나) 당심(黨心)이라는 것도 민심의 영향권 안에 있고, 그 민심이 변화를 원했다. (특히) 당에서는 정권교체에 대한 여망이 크기 때문에 "한 번 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당 대표 선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표는 "그래서 손 대표를 본받으려는 사람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 "손 대표께서 정권교체와 수권정당을 주장했는데, 야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얘기이고 옳은 말씀"이라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이 대표는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제1야당인 만큼 수권정당이라는 목표 외에도 정치 선진화에도 신경을 써 달라"면서 "정치가 여러 가지로 오명을 쓰고 문제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손 대표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이날 면담에서는 일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 대표는 "합리적인 분이신 만큼 상생의 정치를 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지만, 손 대표는 '상생이 자칫 '짝짜꿍이 되자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