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구름 밑에 혼자 두고
아득한 대지를
그냥 걸어 갈수 없어서
추억하나 들고
아침저녁으로
온 누리에 내리는 이슬에
점하나 찍고 가렵니다
원산도 가는 길가에 은행나무
이파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느티나무 밑에서
해거름 판에 쏟아 부었던
언어들의
씨로 무지개 다리를 놓아
이탈과 초월의 기층을 넘어 가렵니다
머잖아
없어 질 터이지만 가지가 있으니
기다리는 즐거움으로
내 몸이 부스러지고 삭아서
거름이 되는 것을
엿 보기 위해 빗살무늬 햇살에
그대 이름하나 새겨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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