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역, 여성이라서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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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3역, 여성이라서 가능하죠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11.2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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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소방서 표선영 소방교


소방이라면 웬지 거칠고 남성스러움에 여성들이 접근하기 쉬운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당당히 소방 공무원에 도전, 남성대원 못지않은 열정과 자부심으로 근무하고 있는 표선영(33) 소방교(이하 반장)를 만나 업무현장에서의 여성으로서 애로사항이나 육아 등 진솔한 삶에 대해 들어봤다.

응급구조사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 응급구조 처리 없이 단순 이송이 전부였던 시절, 남들이 가지 않는 응급구조과를 선택해 전국 3회 졸업생으로 소방에 입문한 지 어느 덧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성스러움보다는 남성적인 성격이 더 강했던 표 반장은 22살 꽃다운 나이에 응급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후 소방에 입문해 구급현장업무를 담당했지만 당시 소방인력부족으로 화재진압에도 투입되기도 했던 맹렬 여성이다.

표 반장은 "남성의 영역으로만 알려져 있던 소방공무원에 대한 인식으로 소방서에 여성 소방공무원은 1~2명이 전부였다. 현재 홍성소방서에는 전체 172명의 소방공무원 중 여성이 15명 정도로 아직까지는 남성의 비율이 훨씬 높지만 예전에 비해 여성들이 소방에 대한 인식이 변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전한다. 지금은 여성소방공무원에 대한 임신ㆍ출산에 대한 배려가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초창기에 표 반장은 임신한 상태로 구급활동을 하기도 했다.

몇 안되는 여성 소방공무원으로 대부분 근본적인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여자이기 때문에 보호받기 보다는 한 사람의 소방공무원으로 인정받고 일하고 싶어하는 책임의식이 강하다고 표 반장은 전한다. 또한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여성이기에 업무를 진행할 때 잘해도 부각, 못해도 부각되기에 실수하지 않고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간혹 여성 구급대원이라는 이유로 술에 취한 구급환자들이 반말 섞인 무례한 행동과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있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는다.

표 반장은 그동안 광천 119센터에서 구급대원으로 근무해왔지만 일주일 전 사무직으로 전환돼 홍성소방서에서 근무하게 됐다.

표 반장은 "구급대원으로 오래기간 활동하다 보니 허리통증 등이 심해 사무직으로 전환하게 됐지만 비록 몸은 고되지만 뿌듯함과 보람있는 현장이 그립기도 하다"며 살짝 귓뜸 해줬다.

두 딸의 엄마+소방관의 아내+여성소방공무원, 1인 3역 거뜬히 해낸다

10여년 동안 2교대 구급대원으로 활동해 온 표 반장은 두 딸의 엄마이자 소방관의 아내, 또한 딸 같은 며느리이기도 하다. 소방공무원이었던 남편을 만나 26세 때 결혼한 표 반장은 슬하에 초등학교 1학년과 다섯 살 인 두 딸이 있다.

밤을 꼬박 세우며 출동이 아무리 많았어도 퇴근 후 집에 가서 살림과 육아를 도와주시는 시어머니께 죄송해 1시간 정도 낮잠을 잔 후 집안 살림과 청소를 손수 한다.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표 반장은 "엄마가 필요한 순간 곁에 있어주지 못하고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못해 가장 마음에 걸리지만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곁에서 부족한 점을 채워주시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며 2~3교대 근무하는 여성 소방공무원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며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응급구조사 초창기 멤버로 활동하며 구급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구급대원에 대한 처우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표 반장은 "날로 소방서비스에 대한 절실함으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현장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소방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으로 만족도를 높여 소방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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