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청 종합민원실 직원들이 '180억 공무원'이란 책을 읽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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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청 종합민원실 직원들이 '180억 공무원'이란 책을 읽은 까닭은?
  • 홍주신문
  • 승인 2010.12.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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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군수 김석환) 종합민원실(실장 이병익)이 홍성군청 공무원들의 의식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김석환 군수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민원실의 변화가 다른 부서에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군민의 공복으로서의 공무원들의 자세변화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민원인들의 애로를 듣고 친절하게 해결해 주거나 정책에 방영하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공무원이 있는가하면, 고압적인 자세로 규정만 따지며 몸을 사리는 복지부동의 공무원도 있다. 홍성군청 종합민원실 공무원들이 혁신적이며,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혁신과 창의는 제도와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 특히 제도에 맞는 공무원의 의식변화가 수반되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를 일류국가의 문턱까지 이끌어 온 가장 큰 역할을 해온 것은 공무원들이다. 이러한 자부심으로 민간기업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공무원집단의 필수조건은 혁신과 의식변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김 군수가 소개한 책 '180억 공무원'을 이병익 실장이 구입해 민원실 전체 공무원과 함께 읽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지시하면서 바쁜 일과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망설였다"고 고백하고 "우리 공무원들의 존재 이유는 군민이다. 군민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 안일, 적당, 수동적, 우물안 개구리, 철밥통, 고지식 등등을 독후감속에 적은 문구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만큼 주인이 바라는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고,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자세로 변화해야 한다. 섬기는 자세가 형식적이어서는 감동을 줄수없다. 정성어린 마음으로 민원인을 맞자"고 호소하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군민의 수준이 높아지고 욕구는 증가하는데 공무원의 생각대로면 안 된다. 군민이 바라는 만큼 변해야 생존한다"는 자세로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첫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180억 공무원'을 통해 변화를 함께 읽자. 이것이 또 다른 책임행정의 자세인 것이다. 

2008년 6월, 21살 나는 공직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홍성군 최연소 공무원으로 이마에 여드름 선명한 사진 한 장을 신문 한 면에 크게 장식했던 일이 벌써 2년을 훌쩍 넘었다. 어려서는 엄마 손을 잡고 따라왔던, 조금 커서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찾았던 이 관공서가 내 직장이 되었다니! 사령장을 받기 하루 전날, 검은 뿔테안경에 고개를 올려들고 타자기를 탁탁 두드리며 무릎 높이까지 쌓인 서류를 척척 넘겨짚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잠을 설쳤던 일도 떠오른다. 그런데 나의 이런 상상은 얼마 가지 않아 현실과의 벽에 부딪혔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 내며 출근하던 내가 어느 샌가 흙이 잔뜩 묻은 운동화를 신고 구제역 방역 소독차량에 올라타고 있었다.

광천읍사무소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아침 출근시간 8시 40분, 민원인의 방문과 동시에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곳이지만, 으레 알려진 공무원의 업무 시작은 9시가 아니던가! 시계바늘이 9시를 20여분 앞둔 시간에도 소일거리라도 있을까 싶어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이미 긴 줄을 잇고 계셨다. 이 분들은 일사병이 우려되는 한 여름에도, 꽁꽁 얼어붙은 길에서 행여 넘어지실까 염려되는 한 겨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주말에 내려오는 손주들에게 사탕 한 봉지라도 쥐어 주고픈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방문하셨다. 이런 마음을 모를 리 없지만 나의 출근시간보다 앞서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언제부턴가 무언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러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잃어갔고 TV에서 보던 차갑고 도도한 인상의 여직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청력이 약하신 어른들을 대할 때면 기운 빠져라 신경질적으로 언성 높여 이야기하고, 당신의 업무가 잘 처리되었는지 노파심에 건네는 확인질문을 차갑게 대꾸했던 것이다.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동료직원들은 말없이 지친 나를 위로해주기도, 꾹 다문 내 입을 대신해 민원인의 질문에 답해주기도 했다. 이제와 생각하니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소위 말해 버릇없는 요즘 세대를 제대로 대변했지 싶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지금도 여전하지만 오히려 왜 나를 다그쳐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순간 󰡐180억 공무원󰡑 책 속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내가 살아온 이유, 공무원으로 사는 이유, 앞으로 살아갈 이유를 민원인에게 얻었다!"

홍성군청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공무원인 이유는 분명 내 앞에 줄 다투어 서 계신 민원인을 위함인데 나는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 했구나.. 반성 또 반성해보았다.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전환점이 찾아왔다. 󰡐인사발령󰡑 이제 나를 쫓던 그 기나긴 줄을 벗어나는 건가? 못다 챙긴 짐을 추리기 위해 주말 당직을 할 때였다. 지난 시간 내가 접수했던 서류를 들춰보며 허성세월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보고 미비한 서류를 보면서 조금 더 신경 쓰지 못한 점을 반성하기도 했다. 공공근로, 희망근로 접수 대장을 넘기면서 마음 한 켠이 쓰려옴을 느꼈다.

"키 큰 아가씨~ 저기 오네, 오늘은 전원 출석이야!"
 
"호미 좀 갖다 줘~ 날이 많이 낡았어."
 
"꽃에 물을 줘야 될 것 같네~ 내가 이 곳 꽃 심고 가꾼지만 5년째야~." 힘들고 지칠 땐 신경질 가득한 얼굴로, 가로화단 정비로 아침 일찍 합심하여 소란을 피우던 날이면 더 없이 환한 얼굴로, 한 해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어르신들과의 추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짧은 시간 많은 일들이 추억으로 내 키만큼 훌쩍 자랐던 것 같다.

종합민원실에 온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우리 직원들 책상 위엔 저마다의 웃음 철학이 새겨진 거울이 놓여있다. 우리는 이 거울을 '웃음거울'이라고 칭하기로 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민원인들이 오고 가는 곳이기에 하염없이 거울만 들여다보며 내 미모에 감탄할(?) 여유는 없지만 오늘은 내가 몇 번을 웃었지? 지금 내 감정이 어떻지? 틈나는 대로 중간점검을 받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전화 멘트도 새로이 정비되었다."안녕하십니까, 민원인을 섬기는 종합민원실 ***입니다." 2주가 지나도록 어색하기만 한 이 멘트가 하루 빨리 입에 붙도록 몰래몰래 거울을 보며 연습하기도 한다. 간혹 바쁜 시간 전화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지난 날 근무했던 부서명을 대며 내 소속을 헷갈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니 피나는 연습이 누구보다 필요했다. 이렇게 하루하루 마음가짐을 다잡으니 조금씩 마음에 여유 꽃이 피는 듯하다.

몇 일전이다. 수북이 쌓인 민원서류를 접수하느라 모니터에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던 오후였다. 터벅터벅 내 앞을 지나던 발자국 소리가 다시 내 앞에서 멈춰지는듯하여 고개를 들었다.

"*양~ 여기 있구만, 오랜만이네."

누구시더라.. 순간 기억을 더듬었다.

"아!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 일 이세요."

광천읍에서 공공근로 일을 하셨던 분이였다. 추운 날씨를 증명해보이기라도 하 듯 잔뜩 부르튼 입술에 갈라진 손을 비비며 인사를 건네셨다. 아저씨는 현재 홍성읍에서 공공근로 일을 하시고 오늘은 경제과에 급히 전해 줄 서류가 있어 다녀가신다고 했다. 나는 이 추운날씨에도 여전히 공공근로 일을 하시냐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아저씨는 일 없이 보내는 겨울이 더욱 추울 것만 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나도 한 번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말했다. "광천에 계실 때, 30~40명의 어르신을 대하느라 항상 무언가에 쫓기 듯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차 한 잔 건넬 여유 없었던 것 같아 죄송했어요." 진심이었다. 언젠가는 꼭 한번 하고 싶던 말이었다. 내 말을 잊는 아저씨의 말씀에 나는 살짝 눈물이 감돌았다.

"아니야~ *양, 얼마나 바빴어, 내 잘 알지~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특히나 나는 그래, 아주 똑 소리 나게 일 잘했다고 생각해!" 아!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 바로 이것이었어! 마음이 설레었다. 두근거렸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전해준 민원인이 나에게도 있다니! "나도 책 한 권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구나!" 순간 부푼 기대감까지 들었다.

'180억 공무원' 이 책의 저자는 고객을 위해 '황금방석'을 준비했다고 한다. 값도 얼마 안 하는 금색 방석은 민원인을 왕으로 만들어주었고, 또한 바쁜 업무 탓으로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민원인에게 소홀해지는 저자의 마음을 다잡는 도구가 되어주었다고 했다. 그렇다. 이전에 업무에 치우쳐 민원인에게 조금 더 너그럽게, 부드럽게 마음 열고 다가가지 못했던 나는 황금방석에 앉아야 할 임금님을 반겨주지 않은 신하, 그래서 임금의 신분을 끝 모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던 만행을 저지른 신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웃음 거울이 함께하고 민원인을 섬기고자 하는 다짐이 바로 선 지금! 언제나 미소를 머금고 내 임금을 모시는 충성심 가득한 신하! 내 임금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황금방석'을 내어드릴 수 있는 신하! 홍성군청 종합민원실 *번 창구 나, ***이 이런 신하가 될 자신이 있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저자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모시는 임금을 위해 가장 가까운 자리에 황금방석을 준비해두고 있는가, 그리고 그 방석을 누구에게 내어주고 있는가?"

180억 공무원, '고객서비스'는 우리 공무원의 기본업무임을 다시 새겨준 이 책의 한 단락에 이렇게 감동하여 한 편의 독후감을 완성됐다. 지역경제를 살린 큰 업적에 감동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나는 민원인을 왕이자 사장으로 모시려는 노력에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지역민을 섬기고 지역을 사랑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저자의 성공 신화의 발단이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3000만원의 예산을 180억으로 불린 저자의 성공신화는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에서 나도 한 번 이뤄내야 할 숙제임을 명심하며 지금의 마음을 변치 않고 우리 고장 홍성에 푹 빠져, 저자의 말대로라면 내 고장 홍성에 미쳐! 잘 사는 홍성을 만드는 한 사람이 될 것이다.

저는 '180억 공무원'을 읽는 내내 2006년 공무원 임용 면접시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시험감독관은 저에게 왜 공무원이 되고 싶으냐고 질문을 했었고,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었습니다. "제가 면사무소 민원실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민원인에게 등본을 발급해주게 된다고 하면 등본은 수험생의 대학교 지원 서류가 될 수도 있고 계약 서류의 첨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행동이 단순히 서류 발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도전을 알리는 시작이 될 수도 있고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좁게는 군민, 넓게는 국민의 삶에서 본인들은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공무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보람찬 것인지 알기에 공무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런 대답을 한 제가 공무원이 된 지 만 3년 5개월이 되고 있는데, 이 짧은 기간을 뒤돌아보니 초심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출근 날 다짐했던 민원인을 우리 가족같이 생각하자는 맘과 업무에 대한 도전은 어느새 잊은지 오래였습니다. "오늘 하루만 무사히 보내자","저 민원인은 뭐하러 오신거지? 복잡한 일인가?","아... 주말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거의 매일하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한 분의 민원인에게 보여드린 행동이 홍성의 이미지가 될 수가 있고 크게는 전국의 공무원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 수 있는데 쉽게쉽게 보여드린 제 행동을 다시금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업무에 대한 제 태도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민원업무와 경리업무를 맡아 보았는데 그때그때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급급할 뿐이지 심도 있는 업무연찬과 관심은 많이 부족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업무를 보면서 재미있고 흥미롭기보다는 어렵고 답답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선 최고여야 하고 또한 사랑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책에서 본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예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머리에 스쳐갑니다. 업무에 대한 관심과 도전을 통해 저도 이제 예술을 행해야겠다는 맘이 들었습니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합니다. 제가 업무를 처리함으로서 아니 예술을 함으로서 한분의 민원인분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국방방곡곡에 퍼질 것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고 뿌듯합니다. 저에게 다시 초심을 찾게 해주신 실장님과 군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80억 공무원'이라는 제목은 직원회의 군수님의 소개가 있기 전까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180억원과 공무원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부터 해서... 물론 직원회의 시간에 군수님의 말씀으로 공무원이 3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18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한 고창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해진 한 공무원의 일대기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어떤 방법으로 600배나 되는 수익을 창출했는지 궁금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실장님의 권유로 이 책을 읽게 되긴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초심을 잃고 공직생활을 하던 내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계획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이 자리에 앉아서 본인의 업무에 충실히 일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잠시 잊고 지냈던 것 같다. 서울 어디선가 아직도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 밤낮으로 책과 씨름하는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 5년이란 세월을 모든 걸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진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앉을 수 없어 지금도 좁은 공간에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친구가 생각났다. 요즘은 이 친구를 볼 때마다 솔직히 미안하고 창피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난 이 친구한테 '공무원이 머 대단하다고 네 인생 모두 포기하면서 이렇게 고생하냐?' 일부는 위로차원에서 말하지만 반은 솔직한 내 심정이었다.... 일반 직장과 다를 게 없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너의 인생을 모두 포기하는지... 차라리 이 시간에 너의 새로운 일을 찾으라고 말을 하곤 한다.... 물론 이런 말 하는 내 자신이 아이러니하다는 것도 안다. 한땐 나도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서 간절히 원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신 있게 공무원만한 직업이 없으니 열심히 해서 꼭 합격해라 이런 말이 잘 안 나오는 걸까? 내 자신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왠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이 책의 주인공 김가성 씨도 책 어딘가에 이런 말을 했던 생각이 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원하는 직업 공무원이 1순위고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잘 안 잘리니까"," 시집장가 잘 가니깐" " 안정적이니까" 이런 이유로 수백만의 취업지망생들이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운다고 했다. 이렇게 힘들게 공무원이 되고나니깐 "내가 창구에서 민원 접수나 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박봉에 단순 업무, 공무원은 정말 지겨워"라고 한 얘기가 있다. 이 부분을 읽는데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 역시 공무원을 간절히 원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 책의 주인공처럼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기 보단 딸이 뭐하냐고 물었을 때 부모님이 자랑스럽게 공무원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좋았고 서로가 원하고 누구나 인정하는 공무원이 좋았다. 주인공이 말했던 이유도 약간 포함돼 있었으니깐.... 공무원의 첫 발을 내딛고 2년 조금 지났을까 이때부터 조금씩 공무원 생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분야에서 많은 일을 경험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근무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말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보고 󰡐무사안일, 철밥통, 칼퇴근 등 이런 단어랑은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내가 나태해진 틈 속에 다른 사람들은 항상 연구하고 우리군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걸 아는 순간 나태하고 안일한 공직생활에 회의감이 많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처럼 축제에 대성공을 이뤄 많은 이익을 창출한 것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고 아래 직원을 격려해 주시고 위 분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분의 모습을 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내 자신이 처음으로 보람을 느끼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보다 남을 위해 먼저 발 벗고 다니시는 한 계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의 목표가 뚜렷해졌고,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김가성'씨를 보고 9급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쯤 한 사건의 계기가 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바 없이 주말에 여행 다니면서 여가를 질길 줄 아는 평범한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군정발전을 위해 큰 업적은 아니지만 항상 본인의 업무를 충실하고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다보면 앞으로 몇 년 후의 나의 모습도 달라져 있을 않을까 하는 기대와 다짐을 해본다.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해서 시작은 했지만 다 쓰고 보니 독후감이라기 보단 나에 대한 질책을 주는 글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3년이란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 스스로 만족함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지난날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을 읽기위해 3시간밖에 안 걸렸지만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지금까지 나를 되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서 올 한해 감동 깊게 읽었던 책 중에 한권으로 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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