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리 일대 역사유적지 정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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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리 일대 역사유적지 정비 시급하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3.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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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찬고택, 성삼문선생유허지 등 문화재 밀집지역


사육신의 한명으로 단종의 복위운동을 주도하다 처형됐지만 1758년(영조34년)에 이조판서에 추증된 인물, 홍주 노은동 출생으로 역사서에 기록된 우리 홍성의 대표적 위인, 매죽헌 성삼문. 한 사람의 군주만을 섬겼던 충신이자 대쪽 같은 성품의 대명사로 알려진 성삼문은 홍주 노은동(현재 홍성군 홍북면 노은리) 출신으로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때문에 문화재청에 등록된 사육신 관련 27개의 유적지 가운데 홍북면 노은리에만 성삼문 관련 3개의 유적지가 집중되어 있다. 엄찬고택(洪城嚴璨古宅, 중요민속문화재 제231호), 성삼문선생유허지(成三問先生遺墟址, 충청남도기념물 제5호), 성삼문선생유허비(成三問先生遺墟碑,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64호)가 그것이다.

이처럼 노은리는 홍성군내에서 드믈게 문화재가 밀집된 장소이다. 홍성군 문화관광안내 홈페이지(www.tour.hongseong.go.kr)의 문화관광지도에도 홍북면 노은리의 노은단, 엄찬고택, 성삼문 유허지, 최영장군 사당이 캐릭터그림으로 표시되어 홍성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또한 홍성군 안내책자에도 대표적인 역사유적으로 성삼문선생유허지가 소개되고 있다.



현상유지인가 방치인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직접 노은리를 방문한 외지 관광객들의 반응은 홍성군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국내유적지답사를 즐기며 답사 후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네티즌들에게 소개하는 블로거 이모씨는 엄찬고택의 답사 후기에서 "염소가 풀어져 있고 잡초가 무성하다.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엄찬고택을 방문한 소감을 밝히며 우스개소리로 "내 책이 많이 팔리면 그 돈으로 엄찬고택을 사서 애지중지 보살피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루에도 만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인기 블로그에 홍성군의 엄찬고택이 부정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실제로 엄찬고택은 1992년에 고택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개인의 소유로 넘어가 현재까지 소유권이전만 세 번째다. 하지만 고택의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자 홍성군이 1996년에 중요민속문화재 231호에 등록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개인소유이기 때문에 유지ㆍ보수에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며 "때문에 관리는 현상유지 정도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성삼문선생유허지는 엄찬고택에서 약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유허지(遺虛址)란 사전적 의미로 '오랜 세월에 쓸쓸하게 남아있는 옛 터'를 말하며 생가지(生家地)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성삼문선생유허지는 성삼문 생가지와 노은(魯恩)서원지를 아우르고 있다. 유허지의 입구에는 성삼문선생유허비, 오른편으로는 충문사(성삼문을 기리는 사당), 뒤편으로 노은단이 위치해 있다. '문화관광해설안내판'에는 성삼문선생유허지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문화관광해설자에게 미리 신청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지만, 지금은 구제역 종료시까지 휴관이라는 안내문구만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일반 관광객에게 성삼문선생유허지를 이해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설명이다.

한편 성삼문선생유허지와 엄찬고택을 뒤로하고 노은리를 나서는 길 오른편으로 '성승묘역'이라는 관광안내판이 보인다. 오랜 세월에 변형이 되어 문화재로의 지정은 묘연하다고 하지만 성삼문의 아버지인 성승(成勝)의 무덤으로 알려진 무덤이다. 하지만 표지판을 따라 좁은 산길로 들어서도 갈림길에서 더 이상의 이정표가 없어 처음 찾아오는 관광객이라면 길을 잃기가 쉽다. 그 근방에 있었다는 성삼문선생부인묘 안내표지판은 그나마도 유실되었다고 한다.



관리사ㆍ화장실 건립 예정
다행히 홍성군은 2011년도 군정업무 실천 계획을 통해 올해 안으로 도지정문화재 보수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만해 생가지, 백야 생가지, 임득의 장군 묘역, 양서 이강윤 묘역 , 수룡동풍정제당의 정비에 이어 성삼문유허지 정비도 포함되어 있다. 총 2억 2천만 원을 들여 유허지에 관리사와 화장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11월에 사업이 완료되면 관리사에 문화관광해설자를 배치하여 유허지를 관리하고 관광객들에게 설명도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관광지에 필수적인 화장실을 건립해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계획된 사업은 관리사와 화장실 건립에 국한되지만, 점차적으로 성삼문선생유허지에 대한 정비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성삼문기념관 건립과 녹은서원 재현도 고려 중"이라며 이를 통해 성삼문선생에 대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마을 주민들 역시 성삼문선생 관련 유적지를 통해 노은리가 관광지로써 유명해지길 바라고 있다"며 노은리의 성삼문 관련 유적지 정비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은단에서 내려다보이는 노은리의 풍광은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한없이 너그럽고 포근하다.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을 창제했을 만큼 뛰어난 학자이자, 단종복위를 꿈꾸다 서른여덟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충절의 상징, 성삼문이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의 흔적이 홍북면 노은리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은 우리 고장으로서는 큰 선물이자 기회이다. 하지만 그의 생가는 유허지로 노은리에 전할 뿐 사람이 찾지 않으면 천애의 쓸쓸함을 지울 길이 없다. 성삼문선생유허지 정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엄찬고택은 대대적으로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담장을 두루고 문창호를 바르고 마루위에 소복히 쌓인 먼지를 걷어낸 후 손님들을 맞이해야 한다. 군의 계획대로 매죽헌 기념관을 건립하여 학생들에게 성삼문이란 인물을 알려야 한다. 한 여름 뙤약볕에 햇빛을 피해갈 수 있는 그늘과 의자도 마련하여 관광객들에게 홍성의 대표적인 역사유적지로써 준비되어 있는 노은리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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