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농어촌전형 특목고 포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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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농어촌전형 특목고 포함 논란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6.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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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 · 홍성고 학부모회 의원·군수 만나 연세대 총장 면담 요청

홍성여고·홍성고 학부모회는 지난 달 30일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연세대 총장과의 면담을 성사시켜 줄 것을 건의하고 연세대의 농어촌전형 특목고 포함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연세대가 2012학년도 입시에서 농어촌지역 특수목적고 출신 학생에게도 농어촌학생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하자 홍성군내 교사·학부모·학생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도입한 농어촌학생특별전형의 취지에 어긋난다면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홍성여고·홍성고 학부모회는 지난 4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서명운동을 실시하여 1700명의 서명을 받아 홍성군의회에 제출했으며, 지난 4월 21일 홍성군의회는 홍성군수 이하 홍성군 정치인들 모두의 서명 하에 170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연세대학교 총장 앞으로 접수시켰다.

그러나 지난 5월 9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온 답변은 “농어촌학생특별전형의 지원 자격은 각 대학의 총장이 정하도록 돼 있어 해당 대학에 이첩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연세대 관계자는 “농어촌학생특별전형에서 특목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10%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라며 “변경된 기준이 적용되는 인원은 20명 이하여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목고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니
이러한 연세대의 반응에 대해 홍성여고 김한정수 교사는 “읍면 소재 중학교 출신 특목고 학생들은 중 3 시절에 농어촌특별전형을 위해 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특목고에 진학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특목고를 선택했다. 특목고 입학 후 지난 3년 동안 각종 훌륭한 교육적 환경과 혜택 속에 있었는데 이들을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농어촌특별전형 실시 취지에 어긋나는 처사”임을 강조하고 “지난 1996년 가장 먼저 농어촌특별전형을 실시한 연세대가 예고 기간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지원자격을 바꾼다면 이른바 우수학생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는 다른 명문사립대들도 우수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자격을 연세대처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결국 연세대만의 문제는 아닌 셈이며, 농어촌학생특별전형제도 자체의 뿌리를 뒤흔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7일 군의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홍성고 학부모회 최숙재 씨는 “고 3인 아들이 연세대 수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도시 아이들처럼 족집게 과외도, 고액의 사교육도 받지 못하고 새벽 2~3시까지 그저 혼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이런 상황에서 교육에서조차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며 이 사회를 신뢰하게 될 것인가? 아이들의 꿈을 빼앗는 연세대의 이같은 처사는 너무 안타까울 뿐”이라며 울먹였다.

한편 연세대의 이러한 지원자격 변화로 혜택을 보는 충남지역의 특목고는 충남과학고, 충남외국어고, 충남예술고가 모두 포함된다. 연세대의 이같은 방침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홍성지역도 앞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이탈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지난 2011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합격생이 홍성여고 8명, 홍성고 16명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엔 거의 1~2명도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입시 결과 연·고대의 인문계 합격생 중 절반이 외고졸업자로 밝혀져 서울의 명문사립대들의 ‘외고생 잡기 경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연세대, 넷 중 하나가 외고생
외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세대 29.1%, 고려대 25.2%였다. 전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외고생 비율은 1.3%에 불과하지만 두 대학에서는 넷 중 한 명이 외고 출신이다. 특히 인문계는 둘 중 하나가 외고생인 것이다. 숫자로 보면 ‘외고생 싹쓸이’는 더 두드러진다. 연세대는 전체 합격자 3404명 중 989명이, 고려대는 3772명 중 949명이 외고 출신이었다. 외고 졸업생이 한 해 8000명에 불과한 나라에서 연·고대는 나란히 ‘외고출신합격자 1000명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일단 외고에만 들어가면 넷 중 한 명은 연·고대를 가는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연세대는 2012학년도 입시에서 농어촌학생특별전형에 특목고에까지 지원자격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석환 군수는 학부모와의 면담에서 “홍성군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반드시 짚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연세대 총장과의 면담을 주선하겠으며, 연세대가 이같은 방침을 철회하도록 군과 의회, 학부모와 교사가 모두 합심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밝혔다.

홍성여고·홍성고 학부모회는 연세대 총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지기까지 연세대 홈페이지에 항의성 또는 문의성 질문을 남기거나 연세대에 지속적인 항의 전화를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며 8월에 시작되는 수시전형에 앞서 평균 한 달 전에는 입시요강이 발표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6월 말까지는 타 지역과도 연대하여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요구를 관철시킬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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