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청사, 아픈 역사 101년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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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청사, 아픈 역사 101년 끝내나?
  • 한기원 기자
  • 승인 2019.1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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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홍주의 맥을 끊기 위해 동헌 앞 가로막아
현 홍성군청사 본관자리에 1918년 일제가 건립
홍성군 청사이전, 일제 잔재 청산 위해 필요성

홍성군은 최대 숙원사업인 홍성군청사 건립을 위한 이전 후보지 선정 작업이 최종후보지 선정만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 안에 홍성군청사 이전 최종후보지가 결정되면 이전을 위한 추진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홍성군청사는 과거 작은 조선총독부라 불릴 만큼 일제가 조선인의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수탈을 자행하던 근거지로 사용됐던 뼈아픈 역사의 교훈을 담고 있다. 홍성군지와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동학농민운동과 홍주성 전투 등을 거치며 일제에 의해 홍주관아 건물이 철거되고 일본식 건물이 지어지면서 관아 건물과 성벽 등이 크게 훼손돼 지금은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동헌), 여하정만이 남아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일제 침략의 흔적이다.

현재의 홍성군 청사 본관은 일제가 홍주의 맥을 끊기 위해 홍주 동헌(조선시대 홍주목사가 집무를 보던 공간) 앞을 가로막아 1918년 지은 것이다. 일설에는 일제가 홍주의 정기와 맥을 끊기 위해 본관 현관 밑에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으나 1967년 신축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일제는 조선총독부를 설계한 2년 뒤인 1913년 홍주성 서문을 철훼하고, 1914년 북문 철훼에 이어 현재의 조양문인 동문과 안회당 철훼를 시도했으나, 홍성군민들의 완강한 반대로 철훼치 못했다. 하지만 홍주관아 부속건물인 내삼문을 헐어 동헌(東軒)인 안회당을 막고 홍주의 정기를 차단하기 위해 지금의 군청건물을 세워 군민 수탈 장소로 사용했다. 그 후 광복과 함께 홍성군 청사로 사용해 오다 1966년 12월 5일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전소돼 일제 잔재 청산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다시 그 자리에 현재의 철근콘크리트 청사를 재건하는 우를 범했다.

한편, 현재의 홍성군 청사는 지난 1967년 7월 2층 건물로 신축해 사용해 오다가 1976년 3층으로 증축하고, 1986년 대강당과 1990년 의회건물을 준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홍성군 청사이전 여론은 이 같은 역사를 배경으로 1970년대부터 거론되기 시작했다. 1973년 8월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홍주성지와 조양문, 홍주읍성, 홍주아문, 안회당을 문화재 사적 231호 지정받고, 조양문과 홍주아문을 복원정비하면서 군청사 이전과 홍주관아 복원론이 대두됐다. 1991년 11월 9일 정원식 국무총리의 안회당 현판식 방문 때 당시 이상선 홍성군수가 조선총독부로 쓰였던 옛 중앙청 철거 시에 홍성군 청사도 철거토록 해줄 것을 건의해 긍정적인 구두답변을 받은 바 있다. 이후, 1997년 5월 홍성군은 부지 2만 2000평과 연건평 3300평 규모의 홍성군청 이전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계획안에 따르면 2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2000년까지 토지매입, 2001년에 착공해 2002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선 군수가 바뀌면서 이 계획은 전혀 시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홍주성복원계획에 맞물려 다시 홍성군청사 이전이 화두로 급부상하며 본격적인 군청 청사 이전계획이 2004년부터 시작됐다.

2004년 10월, 홍성군은 신청사 이전 기금적립을 조례로 제정 운용하는 등 홍성군청 청사 이전사업이 활기를 띠었다. 조례 안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 기금은 일반회계의 전입금과 기금의 운용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국공유지 매각수입 등으로 조성한다는 안이다. 이중 일반회계로부터의 전입금은 매년 20억 원 이상을 건립재원의 일정금액에 도달 할 때까지 적립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후 홍성군은 청사 이전을 위해 기금적립과 함께 부지선정을 위한 매입추진 등 다각적인 행보를 보여 왔지만 특별한 진척 없이 거듭 해를 넘기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홍성군은 지난 2014년, 청사 이전을 전면 백지화 했다. 홍주읍성 내에 있는 기관이 이전한 상태에서 군청 청사마저 이전하게 된다면 홍성읍의 원도심 공동화가 심각해진다는 것이 당시 김석환 군수의 입장이었다.

김석환 군수는 민선 6기 공약을 확정 발표하고 ‘홍주성과 어울리는 군청사 신축’ 공약과 관련 ‘홍주초교를 중심으로 홍주읍성 내에 이전 부지를 적극 확보하겠다’는 추진방향을 세웠다.

또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는 않았지만 군청사 옆에 위치한 홍주초등학교가 이전하게 되면 이를 인수받아 현재의 부지를 포함해 군청사 부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홍성군은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는 도시재생선도지역 공모사업을 통해 홍주초에 군청사를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재생 선도지역 기본구상안’을 수립하고 추진에 나섰다. 기본구상안의 핵심 내용은 홍주초를 군청사 부지로 활용하고 군청사 주변을 행정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청사 이전 문제를 군수가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며 깊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9월,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한 군청사 이전에 대해 군은 기존 입장을 변경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이전 장소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칭 ‘홍성군 청사입지 선정위원회 운영 조례’를 신설해 입지후보지를 발굴ㆍ선정하고 군의원과 읍면주민대표, 전문가 등 지역 내 각계각층 50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구성, 여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2018년 착공해 2020년 준공, 2021년에 입주한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청사규모는 주차장 등 부대시설 면적을 제외하고 건축면적은 1만 1193㎡(3385평)규모로 예상했다.

이후 홍성군은 민선 7기의 출범과 함께 청사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민선 7기를 맞아 홍성군은 지난 2016년 6월 14일 군청 대강당에서 청사 이전을 위한 ‘홍성군 청사입지 선정위원회’를 구성, 선정위원 50명을 위촉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군은 ‘홍성군 청사입지선정위원회 운영조례’에 따라 전문가 8명을 비롯해 도의원과 군의원, 군청 공무원, 읍·면 추천 11명, 기관·사회단체장 등 총 50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청사입지 선정위원회는 후보지 추천기준, 입지 평가기준, 입지선정, 여론수렴 등 입지선정과 관련한 주요사항에 대해 심의 의결해 청사이전과 관련한 최종 입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홍성군은 홍성군 청사입지선정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지난 3월 14일 군청 대강당에서 신청사 건립 후보지 선정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은 과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재)한국산업관계 연구원이 10월 24일까지 8개월간 진행했다. 이어 군은 지난 5월 17일 홍성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사전 주민설명회를 열고 청사 이전 추진 배경 설명과 후보지 응모 기준, 신청서 작성 요령, 구비 서류 등을 안내했다. 이후 5월 31일부터 7월 1일까지 32일간 주민공모를 실시해 예비후보지 11곳이 후보지 신청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철회 후보지 1개소, 서류심사 탈락 후보지 1개소를 제외하고 총 9개소 후보지를 대상으로 접근성, 주변 환경성, 도시기반여건, 토지확보성, 건립경제성, 관련 규제여부, 도시균형발전성 등 7개의 평가 기준을 수립, 1차 평가를 진행했다. 이어 9월 예비 후보지 5곳(△홍성읍 대교리 216-3번지 일원, 구) 홍성여고 맞은편) △홍성읍 소향리 350-18번지 일원, 홍성세무서 뒤 △홍성읍 옥암리 1228번지 일원, 옥암택지개발지구 내 △홍성읍 오관리 61번지 일원, 현 청사 부근 △홍성읍 오관리 715-9번지 일원, 세광아파트 부근)을 선정했고, 이들 후보지에 대한 대 군민홍보를 통해 주민 선호도 조사와 입지여건 분석평가 등을 거쳐 12월까지 홍성군 청사이전 최종후보지를 결정, 청사 입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홍성군청사입지선정위원회는 지난 10월 30일 군청회의실에서 선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최종 청사부지 평가방법을 확정했다. 최종 청사부지 평가방법은 11개 읍·면 순회투표와 선관위 온라인 투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최종후보지 평가 반영 비율은 주민선호도 조사의 반영 비율을 높게 하는 것이 청사이전 주민공모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전문가 평가 30%, 주민 선호도 조사결과 70%를 최종 반영키로 의결했다. 전문가 평가단은 군 추천 3인, 의회 추천 3인, 선정위원회 추천 3인 등 9명의 평가위원을 위촉하며, 평가위원은 예비후보지 5개소를 대상으로 7개 기본평가항목의 19개 세부평가 항목을 정성평가 한다.

홍성군청 신청사는 2020년 6월까지 건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1년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할 예정이다. 홍성군은 신청사 규모를 대지 약 3만 3000~6만 6000㎡, 건축면적은 1만 1193㎡(3385평) 이내로 계획하고 있다. 본청 청사의 기준면적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제95조 2항 1호에 따르면 인구 5만~10만 명 미만의 지자체 청사규모는 1만 1193㎡(본청사 9406㎡, 의회 1787㎡)로 규정하고 있으며, 인구 10~15만 명 미만 1만1829㎡이다. 지하주차장, 편의공간, 기록관 등은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현재 홍성군 청사는 2만 2376㎡의 부지에 건물면적은 6002㎡ 규모로 1968년 준공됐다. 군은 2004년 11월 ‘홍성군 신청사 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를 제정해 청사 이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으며, 지난 2005년부터 현재(2019년 10월)까지 신청사 건립부지 매입비와 신청사 건축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청사신축기금 400억 원을 조성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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