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성역사관 개관 반년, 지방 박물관 한계 못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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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역사관 개관 반년, 지방 박물관 한계 못 벗나?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2.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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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기획·특별전·유물교체 계획 없어 … 군민들 실망감
운영위원회서 전문 인력 보강, 예산확보, 홈페이지 구축 등 지적

 


홍성군이 혈세를 투입해 지난해 5월 개관한 홍주성역사관이 홍성군 최초의 역사·문화를 총 망라한 역사관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전시, 교육, 연구 등에 있어 부족한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역사관 측이 올해 첫 운영위원회를 열고 보고한 2011년도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한해 홍주성역사관에는 총 2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개관 이후 현재까지 연중 상설전시가 이어지고 있고, 내포축제기간동안 기획전시실에서 만해 한용운과 백야 김좌진 사진전을 개최했다.

여타 박물관·미술관 등에서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는 △홍주성역사관 박물관 대학 강좌 △우리문화읽기-‘홍성 홍주읍성’이 시행돼, 약 255명의 수강생이 강좌를 수강했으며, 소장품으로는 1·2차에 걸쳐 총 132점의 자료를 구입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박경목 관장을 비롯한 운영위원들은 “개관 후 반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2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기에 역사관의 초기정착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물관의 기본적인 역할인 조사·연구·전시·교육 등 전반적인 항목에서 대다수의 박물관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과 이관호 과장은 △낮게 책정된 유물구입비 △특별전·기획전의 부재 △상설전시 내용의 전환 필요 △박물관의 중·장기 계획 설정 필요 △강사인력 보충 △전시내용의 확대 △외부관광객·답사객 유치 노력 등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물관 측의 2012년도 홍주성역사관 사업계획에 따르면 유물·자료구입, 자료복제·보수, 박물관 대학 강좌 등 전년도와 동일한 사업을 제외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홍주성역사관 나들이 △다문화가정 역사 탐방 등 상반기 체험프로그램만이 추가돼 있어, 역사관만의 기획전과 특별전을 기대하고 있던 군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박물관·미술관의 기획전과 특별전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중에서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 그에 맞는 유물들을 모아 전시하거나, 타 박물관이 행했던 전시를 옮겨오거나, 타 박물관의 유물을 대여하는 형식으로 관람객들에게 박물관의 다양한 모습과 역량을 알리는 필수적인 항목이다. 하다못해 상설전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유물에 대한 상반기 교체 계획도 잡혀 있지 않아 박물관의 근본 역할인 전시기획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토요휴업일 현장체험학습 ‘우리 문화 읽기’ △다문화가정 ‘홍성의 역사문화 탐방’ 등의 프로그램은 사업비도 배정받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운영위원들은 △교육지원청·문화재청·여성가족부·타 박물관·국사편찬위원회 등의 지원사업과 연계 △박물관 자체 역사학습 동아리 구성 △관내 무형문화재 초청 시연 △역사관 자원봉사자·전문 교사 교육을 통한 인력풀 보강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역사관내 ‘일본군 총으로 맞추기 게임’에 관한 논란 이후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두 대의 모형총 중 한 대만 작동하는 상태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홍주성역사관 담당학예사는 “연초 예산편성에 홍주성역사관의 기획·특별전 예산이 포함돼 있지 않고 전시관내 상반기 유물교체작업도 예정된 바는 없지만, 추경예산에 전시관련 예산이 세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하며, ‘일본군 게임’에 대해서는 “현재 프로그램의 전환을 두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운영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의 책임 있는 지원 뒤따라야 
의욕만 앞세워 지워진 시·군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실질적으로 운영할 예산 등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 있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때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관람자체가 무료이기 때문에 입장료에 의한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박물관의 수입원은 모두 지자체의 예산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홍성군도 예외는 아니다. 최소한의 전시예산과 연구·저서발간에 대한 예산은 존중해야한다. 일명 전시의 꽃이라 불리는 도록도 개관에 맞추어 응당 발간됐어야 함에도 예산부족의 이유로 무산됐다. 현재는 2월중에 제작된 낱장의 박물관 팜플렛만이 홍주성역사관을 소개하는 자료의 전부이다.

개관당시 역사관 관계자는 “유물구입비와 도록발간비는 추경예산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유물구입이 완료되면 수집된 유물을 바탕으로 도록을 발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발간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 하루 빨리 홍주성역사관을 대표하는 도록이 발간되어 전국 대학·국·공립 박물관에 비치되고, 전국의 학생들과 관련 학자들에게 교육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홍성군은 당초 홍주성역사관이 도시관광활성화 사업의 구심점이자, 상설전시 뿐만 아니라 기획전시, 청소년 대상 체험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기획해 군민들에게 교육공간이자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바 있다.

아울러 원도심공동화를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군의 바람대로 홍주성역사관이 홍성의 진정한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홍주성과 홍주성순교성지 등 역사, 문화적 자산이야말로 홍주역사 1000년의 상징이자, 내포문화권을 대표하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사관의 가치가 증대되고 홍성군의 문화정체성의 확립과 상징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군민들과 소통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홍주성역사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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