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방송인 이상벽, 특별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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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방송인 이상벽, 특별전 열어
  • 이잎새 기자
  • 승인 2021.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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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북읍 정도휴게소 2층 미술관에서 개최
고(古)기와 위에 반추상화 그려 작품 제작
정도휴게소 2층에서 ‘옛 기와아트 전시회’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방송인·작가 이상벽 씨.

지난 22일 홍북읍 충서로 정도휴게소 2층 미술관에서 방송인 이상벽 씨의 특별전이 열렸다.

그동안 광화문, 인사동, 로스엔젤레스 등지에서 개인사진전을 열었던 이상벽 씨는 홍성에서 첫 ‘옛 기와아트 특별전’을 시도하게 됐다.

이상벽 씨는 홍익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해 70년도에 연예부,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다가 방송인으로 전향해 ‘아침마당’, ‘티비는 사랑을 싣고’ 등의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으며, 이후 사진·그림 작가로 활동했다.

지난 2018년, 이 씨는 구항면으로 귀촌했으며, 이곳에서부터 기왓장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작품 활동에 사용되는 기와들은 모두 200~300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국산 고(古)기와이며, 수채화와 포스터물감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이상벽 씨가 제작한 고기와 예술작품들.
이상벽 씨가 제작한 고기와 예술작품들.

“실제 200~300년 전 제작돼 지금까지 존재하는 기와를 사용하다 보니 흠집과 파인 부분, 이끼 등의 세월이 담긴 흔적이 그 표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죠. 저는 그 기와에 옛 기억 속 이야기들을 원색을 사용해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기와라는 제한된 공간과 거친 표면에 드로잉을 하는 게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순조롭진 않지만, 그것만의 느낌이 매우 독보적이죠.”

과거 미대 출신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에 향수를 가지고 있던 이상벽 씨는 그동안 방송계에서 활동하느라 한동안 잡지 못했던 붓을 다시 잡고 본인이 가진 예전의 기억들과 문득 든 생각들을 반추상화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구상에 시간을 투자하는 비중이 높고 작품 제작에는 반나절에서 이틀 정도가 걸린다.

이상벽 씨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방송, 공연, 강의 등 기존에 해오던 활동들이 제약을 받게 되며 가정에 있는 동안 대학교에서 전공했던 미술을 다시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리다 보니 기와 100장 정도에 완성 작품을 그려냈고, 이번 전시회엔 40점 정도를 추려내 전시했다”고 전시회를 시작한 동기를 소개했다.

“처음 그려낸 ‘기와아트’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선보여집니다. 그리고 작품들엔 특정한 제목을 붙이지 않았어요. 다만 인생살이 중 접한 다양한 경험들과 새로 드는 생각들을 그림으로 옮겼고,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다보니 성격이 천차만별인 그림들이 많아요.”

정도휴게소 2층 전시실 내부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이상벽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작품을 계속 전시할 생각임을 밝혔다. 전시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관식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은 채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으며, 내년에는 고기와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도 함께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홍성에 와서 나무도 심고 전공을 다시 되살리며 평화롭게 지내는 나날들이 너무 즐겁더군요. 저희 어머니도 금마면으로 함께 귀촌해 이곳에 정착하려고 해요. 또 앞으로도 세월의 연륜이 새겨진 고기와들을 발굴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에 계속 전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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