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 망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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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 망언에 대해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1.03.2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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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몫이다. 그래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같은 잘못을 반복하게하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죄를 물어 무거운 벌을 내린다면 이것 역시 또 다른 문제가 따른다. 

이러한 연유로 불교에서 용서는 다음과 같이 해설되는 참회(懺悔)를 바탕으로 설해진다. ‘참’은 반드시 받들어 지켜야 할 법이며, ‘회’는 반드시 뉘우치고 버려야 법이다. 좀 더 확대하면 ‘과거를 고쳐서 미래를 바르게 한다’는 실천적 의미에서 ‘참’은 지난날의 과실을 숨김없이 들어내는 것이며, ‘회’는 이어져 오는 습관(상속심)을 단절하고 싫어해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는 것이 된다. 쉽게 말하면 벌을 주고 책임을 묻는 최종 과녁은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한다’는 개과천선에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부모와 사회는 이정도면, 또는 내 입장에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용서가 아니라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는 참회가 이루어 질 때까지 무한책임의 의무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제도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첫째는 앞서 말하는 용서의 체계에서 운용된다는 것이다. 용서는 우리 아이는 착한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렇다거나, 내편은 괜찮고 상대편은 안 된다는 소위 내로남불이 대표적이며, 죄를 지으면 벌금을 내거나 일정시간의 구류로써 그 값을 치르면 끝이다. 둘째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을 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인간(생명체)이란 자유의지가 있고 끊임없이 쾌락을 추구한다. 따라서 생명체는 물질과 달리 어떤 틀 안에 온전히 가둬둘 수 없다는 것은 현대 유물론의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유일한 명제이다. 그러므로 법과 제도를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인간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법이 가진 필연적 한계는 교육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최근 ‘일본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는 논문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하버드대 교수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해볼까 한다. 그의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램지어 미쓰비시는 전범기업인 일본의 미쓰비시의 후원으로 교수가 됐고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램지어의 성향이나 논문을 문제 삼기 전에 과연 우리 대한민국은 역사를 어떻게 교육해왔고, 지금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를 뒤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이후 친일부역에 대해서 죄를 물어 처벌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합당한 법도 마련하지 못했으며, 역사교육마저 올바르게 하지 못했다는 총체적난국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에는 우리가 8·15광복이라고 말하는 사건을 국제관계에서는 전승국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조선이라는 식민지를 이양 받은 일이 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재까지 군사주권인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증한다. 이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소련)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남북갈등을 유도하고 일본을 지원함으로써 친일세력이 친미세력으로 고스란히 부활했다.

따라서 우리고장에서 일어났던 홍주의병정신은 일제강점의 역사를 정리하고 국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역사의 소명으로 다시금 일어나야 한다. 이미 우리는 당사자의 처벌과 법적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쳤다. 남아있는 것은 올바른 역사교육으로 친일후손들을 참회하게하고 우리 모두는 나라를 잃어버리는 같은 불행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오는 5월 14일부터 열리는 ‘홍성역사인물축제’에서 홍주의병의 기치를 들어 과거 홍주목 관할지역으로 의병에 동참했던 지자체들과 함께 램지어의 망언과 반성 없는 일본의 비 인륜적 야만행위를 규탄하는 행사를 해야 하며, 이를 계기로 완전한 주권국가로 나아가는 교육의 시작이 됐으면 한다.

 

범상스님 <석불사 주지·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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