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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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8.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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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 송명섭 코치

국제대회 금·은·동 종류별로 획득, 파란만장했던 선수생활
2012년 홍성고등학교의 태권도부 코치로 지도자 경력시작
홍성고에서 지도한 장준 선수도 첫 올림픽무대서 메달 획득

 

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 송명섭 코치는 대학교 2학년이던 21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태권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다음해 2005년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고, 그 다음해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무대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태권도 선수에게 가장 큰 무대이기도 하고, 쟁쟁했던 선배들을 운 좋게 제치고 나간 대회였는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 정말 아쉽죠. 사실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 됐을 때 정신적인 부담이 너무 컸어요. 다행히 감독님과 선수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저를 많이 북돋아 줬어요.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남은 경기에 임했고, 그렇게 획득한 올림픽 동메달로 군 면제혜택까지 받으면서 선수생활을 길게 이어나갈 수 있었고요.”

송 코치는 지난 2012년 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가 창설되던 해 코치로 부임하며, 홍성과 연을 맺었다.

“1년 선배가 홍성중에 있었는데, 조만간 홍성고에 태권도부가 창단된다면서 원서를 써보라고 권유하더라고요. 그래서 원서를 냈고, 지금까지 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태권도협회와 군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고, 홍성고등학교 선생님들 또한 물심양면으로 신경 써주셔서 매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해요. 30대를 홍성에서 보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죠.”

송 코치는 지도자로서 새 출발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던 선수시절과는 달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그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지방에 있는 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현역시절 잘했던 선수는 지도자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편견도 깨고 싶었고요. 그래서 이 악물고 열심히 했습니다.”
결국 송 코치는 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에서 남자 -58kg급 세계랭킹 1위 장준 선수를 배출했고, 장준 선수가 얼마 전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획득하면서 홍성고등학교 태권도부는 창단 10여 년 만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명문 팀이 됐다.

“제가 닮고 싶은 지도자가 있어요. 예전에는 체육관이랑 속셈학원을 같이 운영하는 곳이 종종 있었는데, 제가 태권도를 시작한 도장도 그런 곳이었어요. 관장님은 태권도를, 사모님은 공부를 가르쳐주셨어요. 저를 6살 때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도해 주셨던 김문수 관장님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저를 계속 챙겨주셨어요. 저도 그런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제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고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송명섭 코치의 목표는 높은 곳을 향하지 않는다. 남들을 밟고 올라서서 자기능력에서 벗어난 자리를 쟁취하는 것은 그의 계획이 아니다. 

그는 “묵묵히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진정한 능력이 갖춰지고, 결국 자연스럽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와 부둥켜안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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