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전필위(忘戰必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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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전필위(忘戰必危)
  • 김주호 <광천제일장학회 이사장>
  • 승인 2021.09.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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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지난달 29일 결성면 만해 한용운 생가지 내 만해사에서 한용운 선사 탄신 142주년 제26회 추모 다례식이 간소하게 거행됐다. 

몇 분이 추모사를 했는데, 홍문표 국회의원은 “우리나라는 안보가 불안하다. 안보가 불안해 국민의 삶도 불안하니 만해의 독립정신을 계승해 튼튼한 나라를 만들자”는 요지의 추모사를 했다.

뒤를 이어 만해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옹산 큰 스님이 법어(法語)를 설파했는데, 90세가 다 된 노 스님께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현 정부의 안보관을 질타했다. 도대체 국방부장관은 뭐하는 사람이냐, 왜 연습(한미합동군사훈련)도 못하게 하느냐, 나라가 있어야 진정한 독립이 되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일갈했다. 

연습을 축소·취소·변질시킨게 국방부장관이 아니고 누구 때문인지는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여기서 옹산 큰 스님이 4자성어 하나를 말씀하셨는데 그것이 ‘망전필위(忘戰必危)’이다. 설명하자면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뜻이다. 전쟁이 뭐 좋은 거라고 잊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스님의 그 말씀을 듣고 50년 전의 일이 생각났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온다면 안 오고, 안 온다면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온다고(쳐들어 온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면 안 오고(쳐들어 오지 못하고), 안 온다고(쳐들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온다(쳐들어온다)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지만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한국전쟁이 그 좋은 예이다.

세간에 ‘요새 군대도 그게 군대냐, 그놈들 전쟁나면 모두 도망갈 놈들’이라는 비아냥이 헛말이 아니다. 북한은 핵을 활용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지레 변명해 주고 면죄부를 주는 이 정부, 될 수 있으면 군대를 가지 말라고 가르치는 일부 고교 교사들.

이런 정부, 이런 교사가 판치는 나라에서 강군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쓰레기 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이순신 장군, ‘할 일이 태산인데 내가 죽다니 그게 한스러워’의 김좌진 장군, ‘나는 배를 살릴테니 너희들은 부상병을 살려라’ 외치면서 배와 함께 장렬히 산화한 연평해전의 한상국 상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충성스런 군대로 거듭나야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깅건 깅거구 아닝건 아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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