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딛고 희망의 길 달린 ‘이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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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딛고 희망의 길 달린 ‘이봉주’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1.12.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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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딛고 희망의 길 달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 마지막 주자로 나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지난달 2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목표 코스를 완주,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지난달 2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목표 코스를 완주,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천고등학교(25회) 출신 국민적 영웅 마라토너 이봉주(51)가 2년 만에 트랙을 달렸다. 지난달 2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봉주 쾌유 기원 마라톤’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 활짝 웃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 질환과 어려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봉주는 허리를 숙인 채 부축을 받으며 뛰고 걷기를 반복해 예고했던 2.195㎞는 아니지만 1.2㎞를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다.

400m 트랙을 세 바퀴를 돈 이봉주 곁에는 눈물을 흘리며 함께 달린 팬들도 있었다. 사전 신청한 195명의 페이스메이커도 10개 조로 나눠 4㎞씩 총 40㎞를 달렸다.

이봉주가 트랙을 도는 동안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 씨의 쌍둥이 아들인 이현우·이지우 군 등이 옆에서 함께 뛰며 이봉주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전 복싱 세계 챔피언 유명우 씨를 비롯한 시민들도 뒤를 따랐다.

1.2㎞를 달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결승선을 통과한 이봉주는 “희귀 질환이 발병한 지난해 1월 이후 2년 만에 긴 거리를 달렸다”면서 “오늘은 이봉주가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허리와 골반 등에 통증을 느꼈지만, 세 바퀴를 꼭 완주하고 싶었다. 함께 뛰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꼭 내가 여러분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바랐다.

이봉주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2000년 일본 도쿄 국제마라톤에서는 한국 기록을 작성하며 ‘국민 마라토너’로 불렸다. 은퇴 후 방송에 출연하고, 대한육상연맹 임원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육상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힘썼다.

이봉주는 지난해 1월부터 근육이 제멋대로 비틀어지고 원인 불명의 허리 경련과 통증을 유발하는 희소병 근육긴장 이상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다소 호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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