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한돈 사골육수 아이스팩 아이디어 하나로 ‘多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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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한돈 사골육수 아이스팩 아이디어 하나로 ‘多잡았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2.12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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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열 홍성군청 축산과 축산유통팀장

육수 아이스팩 고안해 부산물, 환경문제까지 모두 해결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육포, 불고기 등 가공품 9종 출시
안정적인 공급기반 마련해 지역 축산농가 소득향상 도모

 

지난 2007년 홍성군청 축산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현재 축산유통팀장으로 재직 중은 유제열 팀장(41)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탁월한 기획력으로 축산 1번지 홍성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온 사골육수 아이스팩도 바로 유 팀장이 고안한 아이디어다. 미세플라스틱과 물을 섞어 만든 젤리형태의 기존 아이스팩은 하수 배출 시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매립 시에는 자연분해 되는데 500년이나 소요돼 토양을 오염시키는 환경문제를 갖고 있다.

유 팀장은 비대면 소비 증가로 아이스팩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체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축산물 육가공업체에 부산물로 쌓이는 사골과 잡뼈로 육수를 우려내 아이스팩을 만들면 부산물 관리와 환경오염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축산물 소비패턴이 구이문화로 기울면서 비선호 부위의 적체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요. 부산물이 계속 쌓이면 유통업체들은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선호 부위의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됩니다. 결국 부산물 적체가 등심, 안심, 갈비 등 선호 부위의 가격인상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죠.” 

사골 육수 아이스팩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간편하게 요리도 되고, 환경까지 지키는 아이스팩이라 분위기가 좋아요. 홈쇼핑 관계자나 타 지자체에서도 벌써 문의가 들어왔고 캠핑을 즐기는 분들에게도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유 팀장은 빠르게 변화중인 소비자들의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엔 ‘가치’를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흔히 착한 소비라고도 부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재화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며 소비활동을 하는 거예요.”
 

국내에서 연간 선물포장의 70%는 명절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성의 사골육수 아이스팩은 이번 설 명절에만 1만 개가 생산돼 홍성군 축산물 선물세트 포장에 활용됐다. 

“홍성한우 인증을 받은 음식점, 판매점 등 13개소에 우선적으로 공급을 실시했어요. 앞으로는 농·수산분야로 공급을 확대해 활용을 늘릴 계획입니다.

홍성군청 축산과에서 부산물을 활용해 개발한 가공품은 육수뿐만이 아니다. 관내 가공업체와 축산물 가공품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홍성한우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홍성한우 육포, 바싹불고기, 도가니탕, 우족탕, 미역국, 된장찌개 등 9종의 가공품도 출시했다. 

“최근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편의성과 맛, 건강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가정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어요. 이번에 개발된 아이스팩처럼 부산물 적체현상에 대응하면서 소비 트렌드까지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가공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올해에는 장조림, 한돈육포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요.”

유 팀장을 비롯한 축산과 직원들은 가공제품의 다양화와 소비시장 확대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판로개척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기반 마련으로 지역 축산농가의 소득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홍성한우, 홍성한돈 등 우리 축산물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세상, 그리고 경쟁력 있는 축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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