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의 균형은 행복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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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의 균형은 행복을 낳는다
  • 최명옥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7.2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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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개인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반복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쇼핑이나 운동 등 직접적인 행동이나 음식물 섭취 등을 통해 욕구 불만을 해소하려는 양상을 보인다. 

D씨는 60대 남자이다. 아내와 딸이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생활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즉석밥과 반찬가게에서 구입한 음식으로 밥을 차려 먹고, 직장으로 출근한다. 그동안 직장생활이 순조롭지만은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5개월 전에 입사한 직장에서는 소속감과 유능감을 느낄 정도로 만족스럽다. 직장이 주는 안정감으로 인해 그동안 무절제한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3금융권에 빚진 4000여만 원을 갚기 위해 지인들과 매일 마시던 술도 조절하고, 고스톱(Go-Stop)으로 알려진 화투(花鬪)를 이용한 노름도 줄였다. 현재 D씨가 원하는 소망은, 건강하게 70세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룬 지역에서 D씨는 태어났다. 권위적인 아버지로부터 밥상머리 교육을 받은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다. 식사 시간마다 아버지의 훈육은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했고, 언제나 주눅 들게 했다. ‘잘 되는 놈은 떡잎부터 안다’, ‘너는 잘못될 놈이다’라는 독한 표현들이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 있다. 어렸을 때 듣던 아버지의 말에 주문이라도 걸린 냥 D는 취업을 하면 오래 근무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잦은 이직을 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은 부부 갈등을 증폭시켰으며, ‘에이~ 살면 얼마나 살려구’라는 자포자기적인 생각에 술을 매일 마시게 됐다. 술을 마시면 노래방에 가서 꼭 소리를 질러야 했고, 외상값은 늘어났다. 잠깐 동안이라도 일을 해서 돈을 받으면 먼저 외상값을 갚았다. 그래서 가족에게 가져다주는 돈은 늘 부족했다. 오히려 지인들과 화투를 치다보니 빚이 늘었고, 그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폭력과 폭언으로 풀었다. 아내는 견디다 못해 D씨를 경찰서에 신고했고, 그 후 딸과 함께 집을 나가게 됐다. 

자기결정성이론(自起決定性理論)을 수립한 에드워드 데시와 리차드 라이언(Edward Deci&Richard Ryan, 2008)에 따르면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욕구에는 자율감, 소속감, 유능감이 있다고 보았다. 첫째, 자율감(Autonmy)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기 조절을 경험하려는 욕구로 자율감이 높을수록 주관적 행복을 더 느낀다. 둘째, 소속감(Belonging)은 타인과 친밀한 정서적 애착 및 결속을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를 충족하였을 때 심리적인 문제를 덜 느끼고, 주관적인 행복감을 더 경험한다. 셋째, 유능감(Competence)은 효율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로 높은 수준의 유능감을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결과를 생산하며, 육체적으로 더 건강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봤다. 이 세 가지가 충족됐을 때 사람은 긍정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부정적인 목표를 피하는 쪽으로 동기가 활성화되면서 목표감을 갖게 되고, 소속된 유기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D씨는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나는 혼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쓸쓸하고 외롭다. 그런 환경에서 술과 화투로 맺어진 30년 된 지인들이 불러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삶에 큰 힘이 된다. 또한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는 직장의 K대표로부터 직책도 받고, 월급과 자동차 기름 값 초과근무 수당 등을 지급받으면서 잠재됐던 유능감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는 월급을 받으면 외상값과 빚을 갚고 나면 또 빚을 지는 반복된 일상이었지만, 술 마시는 것이나 노래방에 가는 것, 화투를 치는 것 등을 조절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자신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건강을 위해서 영양제도 챙겨먹게 됐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하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기본 욕구와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면 부정적 정서와 공격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갈등이 커지고 가족 구성원이 해체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욕구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면 사람은 행복감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목표를 갖게 되는 동기가 된다. 이 순간, 자신의 욕구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최명옥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상담학 박사·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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