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회견 “알맹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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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0일 회견 “알맹이가 없다”
  • 공동취재=정다운·황희재·윤신영 기자
  • 승인 2022.10.1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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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과제 실현 방안 “군에서 할 수 있는 일 아니다” 황당 답변
최우선 과제 계획, 대부분 군수 권한 벗어나… “대통령 공약?”
지난 6일 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8기 홍성군 출범 100일 기자회견 현장.
지난 6일 군청 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8기 홍성군 출범 100일 기자회견 현장.

지난 6일 열린 민선 8기 출범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100대 공약과 5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홍성군이 과제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갖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용록 군수가 발표한 민선 8기 홍성군 5대 핵심과제는 △내포 뉴그린 국가산업단지 조성 △조속한 홍주읍성 복원 정비 △서해선-경부고속선 조기 건설 △홍성·광천읍 원도심 활성화 △유기농 친환경농업 경쟁력 확대 등이다.

이날 이 군수는 ‘서해선-경부고속선 조기 건설’ 과제 실현방안과 조기 건설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계속해서 시기를 더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고, 발 벗고 뛰는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알맹이 없는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이 군수의 답변은 핵심과제로 설정한 공약이 지자체의 능력 밖의 일이라고 스스로 공표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군이 주요공약과 핵심과제로 발표한 혁신도시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내포 뉴그린 국가산업단지 조성, 서해선-경부고속선 조기 건설 등은 정부차원에서 승인과 협조가 이뤄져야 가능한 부분이다. 군수가 내세울 수 있는 공약이 아닌 사실상 대통령 공약의 범주에 들어간다. 또한 유기농 친환경농업 경쟁력 확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군수는 홍성군이 친환경 농업 메카가 된 계기와 유기농 특구가 생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유기농업과 관련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유기농 축제도 확대해나가겠다”며 “구체적인 지원 사업을 열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자리”라고 말했다. 홍성군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자리에서 정작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취재결과 군은 유기농 친환경 농업 관련 공약 4개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중 한 사업의 경우 200억 원에 달하는 사업 선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억 원에 달하는 사업 선정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간담회에서 이를 밝히지 못한 이 군수의 의중에 친환경 농업인들의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민선 8기 홍성군 군수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홍성읍 주민 이 아무개 씨는 “인수위원회의 검토와 조정을 거쳐 도출됐다는 공약이 구체적인 방안은 없고, 대부분 듣기 좋은 말로만 이뤄져 있다”며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이라는 군정 슬로건도 윤석열 정부의 사회분야 국정목표인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그대로 옮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군수는 지난 6일 대군민 발표문을 낭독하며 “3개월간 두 차례 보고회에서 공약의 취지, 실현 가능성, 재원 조달 방안, 법적 근거 등 종합적 실무 검토를 거쳐 공약을 확정하고 실천계획을 수립했다”며 “자문기구인 공약 이행 평가단 3개 분과 18명을 위촉·구성해 공약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선 8기 홍성군은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거나 “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는 등 구체적 방안이 결여된 답변을 내놓고 있다.  

홍성읍 주민 최 아무개 씨는 “요즘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유행처럼 100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데 민선 8기 홍성군도 그런 경향에 맞춰 100대 공약을 설정한 것 같다”며 “4년 임기의 군수 공약이 100개라는 게 말이 되나. 100대 공약 중 대부분은 임기 내 별다른 노력 없이도 달성할 수 있는 사안으로 구성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선 8기 홍성군의 100대 공약은 지역경제 분야 22건, 농어촌환경 분야 20건, 문화관광 분야 18건, 복지행정 분야 20건, 균형발전 분야 20건 등 5개 분야로, 총사업비 1조 7000억 원을 투입해 완성할 계획이다. 임기 내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86건을 완료하고, 14건을 착수 또는 기반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확정된 100대 공약 사항은 이번 달 중 홍성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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