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홍성내포문화축제, 지역경제 ‘효자’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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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홍성내포문화축제, 지역경제 ‘효자’ 됐나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9.2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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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8회 홍성내포문화축제 이모저모

주차난 극심, 안내원도 없어
공연음향겹쳐 집중도 떨어져

배우들의 혼신연기에 박수
청산리전투 재현공연 인기





백야 김좌진과 만해 한용운이라는 홍성이 배출한 위인을 주제로 홍주성 일원에서 펼쳐졌던 ‘제8회 홍성내포문화축제’가 지난 16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홍성내포축제추진위원회에서 그간 축제에 대한 갖은 우려와 무용론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준비해 온 축제는 지난해부터 난해한 주제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미비점을 보완하며 해가 갈수록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다. 그러나 매번 지적사항으로 도출되는 주차난이 올해에도 여지없이 불거지는 등 축제 때마다 고질적으로 등장하는 민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성대하게 펼쳐진 홍성내포문화축제에서는 여하정 일원에 마련된 주무대와 만해백야공연마당에서 다채로운 공연행사가 펼쳐졌다.



축제 첫째 날은 군청 느티나무 앞에서 홍성군의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기원제가 100여명의 군민이 밀집한 가운데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숙히 진행됐으며, 오후 6시부터 무형문화재 승무 공연 등 축제 개막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주무대에서 군민 2000여명이 밀집한 가운데 축제전야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본격적인 축제는 이튿날인 14일부터로 구항 거북이마을에서 준비한 ‘구항거북이 마당극’과 홍성역사문화연구모임에서 개최한 ‘내포인물세미나’, 한민족특별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여하정 맞은편 남산공원에서는 14일부터 3일 동안 충남무형문화재 공연이 펼쳐졌으며, 시종일관 많은 군민들이 운집해 어느 프로그램보다 호응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로 북적였던 ‘홍성체험마을여행’도 문당리환경농업마을, 속동마을, 양잠마을, 수세미농장, 갈산토기 등 홍성군내 체험마을이 모두 참여해 각 마을을 대표하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체험행사장을 방문한 어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초가담장 형태의 전통식 부스를 설치하고 체험장의 동선을 고려해 전통벽과 각 코너의 입구를 부각시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만해·백야의 일대기를 알 수 있고 독립운동의 일면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만해백야 체험마당’은 지난해 주제체험프로그램이 미약했다는 지적을 크게 개선해 체험장의 동선을 축제장 입구방향으로 바꿔 접근성을 향상시켰으며 태극기동산, 독립문, 포토존 등을 설치해 어린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축제의 주제를 살리는 만해 추모다례와 만해 백일장 등 연계행사도 연속성있게 진행된 가운데, 특히 만해백야공연마당에서 주말동안 하루에 두 번씩 펼쳐진 청산리전투재현공연은 관중들에게 무엇보다 인기 있는 공연이었다. 청운대학교 방송공연연기학과 학생들과 배우 정흥채 씨의 수준급의 연기는 극에 사실감을 더했고, 비록 잔디밭과 소나무 언덕이라는 다소 열악한 무대였으나 아마추어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홍성여고와 홍성고 학생 150여명의 참여가 돋보였던 만해 독립선언서퍼포먼스도 청산리전투 못지않은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홍성JC에서 주관한 청소년가요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3박4일의 축제가 마무리 됐다.

좁은 주차장에 대한 우려와 논의가 축제 이전부터 제기됐었으나, 우려했던 대로 축제기간 동안 축제장 주변의 무질서한 주차가 고질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홍주성주변의 왕복2차선 도로는 자동차들이 축제기간 동안 빽빽이 들어서 있어 일대의 교통 혼잡을 불러왔다.

추진위는 홍주·홍성초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난은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안내표지판이나 안내요원들의 배치가 전무해 극심한 주차난을 가중시켰다. 홍주성 일대의 왕복2차선 도로를 점거한 자동차들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축제기간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행사장내 차량진입을 전면적으로 통제한다고 밝혔으나, 당초 예상보다 많은 행사차량과 관계자, 공무원들의 차량의 장내진입이 허용되다보니 관객과 차량이 얽히며 위험한 광경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다. 또, 농촌체험마당 한 켠으로 행사차량들이 일제히 주차하면서 애써 설치한 전통부스가 가려지는 등 축제장 정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공연진행과 프로그램 배치도 부분적으로 매끄럽지 못해 축제의 집중도를 떨어뜨렸다는 의견이다. 일례로 만해백야공연마당에서 만해퍼포먼스가 엄숙히 진행되는 동안 여하정주무대에서는 전국비보이대회가 열려 음향이 중복돼 관객들의 집중도를 분산시켰다. 또, 청산리전투 재현 첫째 날인 15일에는 공연 두 차례나 마이크 음향이 원활하지 못해 매끄러운 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어린이들의 높은 참여가 돋보인 각종 체험행사에 비해 청소년과 성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의 종류가 부족하다는 방문객들의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산물 판매의 활성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근 청양군의 고추축제장을 거쳐 홍성내포문화축제장으로 향했다는 한 관광객은 “고추축제장에서는 특산물 축제답게 구입 즉시 택배로 부쳐주고, 사은품으로 고춧가루를 나눠주는 등 서비스가 좋았고, 무엇보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많아 나름 만족스러웠는데 홍성내포축제는 어린이들 위주라지만 이런 기회에 특산물 판매도 보다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같은 외지사람이 와서 무언가를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내포문화축제가 홍성의 역사인물을 주제로 변모한지 올해로 2년째. 지난해에 비해 동선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주제와 연관된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화해 기념품을 제작하는 등 축제의 내실을 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청산리전투재현과 같은 주제공연이 여전히 부각되지 못했고 다양한 연령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의 부족, 주차난,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홍성내포문화축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이제는 축제의 성공요인과 실패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축제가 이뤄낸 경제·문화적 효과를 정확히 공표해야하는 시점이다. 축제추진위와 홍성군은 축제에 대한 군민의 여론과 축제 전문평가단 등의 종합 평가를 바탕으로 이번 축제의 직·간접 효과를 직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한 개선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지역축제의 목표는 지역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주는 것이다.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불러일으켜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길 원하는 지역 주민들의 염원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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