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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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란 재점화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9.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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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의 주민 설득 노력 부족에 강한 질타


광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3월 광천읍 소규모 초·중학교(6개교)에 대한 통·폐합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이 60%에 못 미쳐 부결된 바 있다. 그러나 광신초와 광동초가 2013년 3월 1일 통폐합에 전격 합의하면서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통폐합을 재논의하게 됐다.

지난 18일 오후 2시 광천읍사무소에서 열린 광천지역 학교 재배치 추진을 위한 기관단체장회의는 열띤 공방 속에 진행됐다.<사진>

김석환 군수와 홍성교육지원청 관계자, 군의원, 기관단체장은 물론 통폐합 대상 학교운영위원장들이 참석해 각 학교의 입장을 전했다.

홍성교육지원청 정인관 행정지원과장은 “복식수업이나 순회교사 등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별 학생 유치를 위한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통학구역 위반 속출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통합학교를 현대화시설로 개선할 경우 훌륭한 교육 환경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통폐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홍성군의회 김정문 의원은 “교육문제에 지자체가 관여하게 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으나 교육과 경제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교육의 경쟁력을 개선해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신 동문과 학부모들의 반대로 미진한 상황이지만 의회 입장은 5개 초등학교를 재배치하여 광천지역을 교육의 핵심지역으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지나온 역사보다 후세에게 물려 줄 미래의 중요성을 먼저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년에 광동초와 통폐합되는 광신초 서진석 운영위원장은 “욕 먹을 것을 각오하고 동문회부터 먼저 설득했다. 복식수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니,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추진하라고 하더라. 모교만 존재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아이들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홍성군의회 장재석 의원은 “광남초 졸업생으로서 지난해에는 반대했으나 아무리 전통이 있는 학교라도 학생수가 적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교육이 곧 경제다. 세종시 스마트학교나 속리산중학교 등을 방문해 봤더니 교육환경이 정말 뛰어났다. 교육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광천 주민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학 광흥중, 덕명초 반대…광천중·광천여중 통폐합 재검토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재배치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사학인 광흥중학교와 광천지역에서 오랜 역사와 가장 많은 학생수를 보유하고 있는 덕명초등학교였다.

덕명초 장영석 운영위원장은 “104년의 역사를 지닌 덕명초가 25억원을 들여 학교 내진설비를 진행하여 올 10월이면 마무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나 돈이 많으면 새로운 학교를 또 신설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사립학교인 광흥중 박상진 이사장은 “주민 투표를 통해 이미 마무리 된 사안이다. 더 이상의 통폐합 논의는 없다고 하더니 또 다시 이 문제를 들추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으며, “광흥중은 통폐합에 절대 반대한다. 주민 일부는 혹시 나중에라도 광흥중에서 여학생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할까봐 걱정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앞으로도 여학생을 받을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광천특산물 오성효 영어조합장은 “통폐합을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교장선생님들의 욕심과 교육청의 잘못”이라며 “교육청에서 이 문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홍보해 학부모와 주민들을 설득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결국 교육청에서 설득에 실패한 결과”라고 강하게 꼬집었다.

대평초 서정식 교장은 “교장들의 욕심이 이 문제를 그르쳤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수차례 학부모들을 만나 머지않아 학생수가 급감할 것이라며 통폐합과 재배치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설득했다. 교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연차적으로 우선 광신초와 광동초를 통폐합하고 재배치 여건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일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홍성군의회 윤용관 의원은 “학구내 학생보다 학구외 학생이 더 많은 현상은 외지 학생들에게 동창회에서 장학금을 주거나 자가용으로 통학을 시키는 등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당연히 통폐합에 반대할 것이다. 위장 전입이 횡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학교 측에서는 외지 학생들에게 더 이상 인센티브를 주지 말아야 한다. 교육청에서도 행정적 압박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규모학교 통폐합, 아이들 중심으로
김석환 군수는 “2013년 광천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이 총 6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폭넓은 이해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찬성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시책이라도 추진할 수 없다. 광신초와 광동초처럼 교육 여건 개선이 시급한 학교를 우선 통폐합하고, 학교 재배치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나가면서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인구 1만 명인 광천지역에는 공·사립을 포함해 초등학교 6곳, 중학교 4곳 등 10개교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학교 과밀지역으로 꼽혀왔다. 인구가 5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홍성읍의 경우 초등학교 3곳, 중학교 3곳 등 6개 학교에 불과해 광천읍의 실정과 대조적이란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또한 광천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재배치 문제는 지난 3년 간 꾸준히 논의돼 왔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현실이다. 이날도 역시 같은 논의만 되풀이한 셈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통폐합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우리 학교만은 안 된다’는 동창회의 이기심이 오히려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또한 마을의 구심점으로서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논리에서 벗어나는 일도 과제다. 따라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재배치 논의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과 다양한 특성화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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