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방치로 흉물된 건축물, 관련 조례 제정됐지만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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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방치로 흉물된 건축물, 관련 조례 제정됐지만 무용지물?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2.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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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사유재산 접근 어렵고
막대한 예산 탓에 해결 힘들어
3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된 공공주택.
3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된 공공주택.

공사가 중단된 채 오랜 기간 방치된 건축물에 대해 지난 10월 충남도의회가 공사중단 건축물 정비 지원조례를 제정하며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시행사 등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공사를 재개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에 대해 지자체에서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유재산이라 함부로 처리하기 힘들고, 예산도 턱없이 부족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원이 제347회 임시회에서 대표발의한 ‘충청남도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지원에 관한 조례’가 최종 심의·의결을 거치며 지난 10월 제정됐다.

하지만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원인으로 손꼽혔던 사유재산에 대한 행정력의 접근성과 막대한 예산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천읍 상정리 백동마을 입구에는 흉물 아파트 4채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95년 건설에 들어간 이 건물들은 4개동 123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사업승인을 받아 공사가 시작됐지만 2년 뒤인 1997년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2016년 4월경 공사는 재개됐지만 또다시 그해 10월 공사는 멈췄고,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마을의 미관을 해치며 30년 가까이 버려진 상태인 것이다.

홍성읍 남장리의 공동주택 건설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이 공동주택도 3개동 108세대 규모로 지난 2007년 10월 착공됐다가 이듬해 5월 공사가 중단돼 현재까지 공정률 30% 상태에서 멈춰 있다.
 

홍성읍 남장리 공동주택
홍성읍 남장리 공동주택.

홍성군 허가건축과 주택팀 관계자는 “관내 공사중단 건축물 2곳 중 홍성읍 남장리 공동주택의 경우, 최근 건축주와 연락해 건축주가 건축 재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허가 취소 관련해 청문 절차가 진행 중인 광천읍 상정리 백동마을 입구에 위치한 공동주택 역시 사업시행자의 공사 재개 의지를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곳 모두 구조안전점검 등 안전여부 검토를 마친 후 결과 여부에 따라 건축 재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한 명확한 기한을 정해놓을 수 없어 사업 진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이 충남에만 35개소에 이르고 있다.

전국 288개소의 12%가 충남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강원(41개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충남의 공사중단 건축물 중 절반 이상인 18개소가 20년 이상 방치되고 있다.

충남도 공공건축안전팀 관계자는 “대부분 사유재산이다보니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며 “현재로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광천읍 상정리 공동주택.
광천읍 상정리 공동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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