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TV토론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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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후보 TV토론을 보고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2.12.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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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나라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대통령후보 TV토론 방식은 원천적으로 후보자 간 토론이 될 수 없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올바른 방송과 신문은 사실대로 보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메이저 언론들은 보여주고 싶은 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도하는 대통령후보 TV토론은 국민들에게 후보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특히 소수의 몇 개를 제외한 모든 방송과 신문들이 드러내 놓고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2번의 공식 TV토론을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토론방식은 선거관리위원회마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며, 불공정행위로서 우리사회의 양극화된 단면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를 전제로 세 후보의 토론을 나름대로 평가 해 본다면, 잃을 것이 없는 이정희 후보는 역사적 사실을 분명히 밝혔으며, 구체적 사례를 들어 말과 행동이 다른 박근혜 후보의 이면을 공격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메이저 언론들이 편파 왜곡하고 있는 내용을 사실화 시키려 애썼고, 독재교육으로부터 세뇌당한 소위 말하는 콘크리트지지자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이것이 안보문제에서 격돌하면서 이번 토론의 백미가 되었다.

박근혜 후보가 먼저 이정희 후보의 국가관을 공격했다. 여기에 대해서 이정희 후보는 "일본군에 충성을 맹세한 다까끼 마사오 한국이름 박정희, 친일로 나라를 팔아먹더니 군사쿠데타로 집권했으며, 매국적인 한일협상을 했고, 철권을 휘두르며 유신 통치를 했다. 뿌리는 속일 수 없다. 한미FTA로 경제주권을 팔아먹질 않았나. 이렇게 나라를 팔아먹고 나서 애국가만 부르면 되냐, 박근혜야말로 국가보위를 약속하는 취임선서를 할 자격이 없다"며 정곡을 찔렀다.

이것은 사건이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대선토론에서 그것도 당사자의 면전에서 이렇게 분명하게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의 근원을 정확히 지적하는 발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변해가는 국민의식에서 볼 때 "친일파는 배터지게 잘살고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굶어죽는다" 한국근대사에서 박정희와 같은 궤적의 삶을 살아온 집단과, 민족주의(독립운동)에 뿌리를 둔 민주화세력이 서로 맞서는 마지막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해 정책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했던 문재인 후보의 진정성은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 같다. 여러 번에 걸쳐 참여정부의 실정을 사과했고,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나은 정치하겠다며, 제시한 정책과 비전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이상한 토론방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외에도 30~ 40%의 기본지지율만 다잡아도 되는 박근혜 후보에 비해서 부동표를 잡아야하는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후보처럼 각을 세울 수도 없고, 여기에 표심을 잡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그의 삶과 천성이 한 몫을 보탰다.
이제 모든 선택은 국민들에게 달려있다. 이정희 후보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현실 문제를 지적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것도 한국의 현실이다. 여기에 문재인 후보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정책토론을 해보려고 안간힘 쓰는 것도 간과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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