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동전망대 홍성스카이타워가 개장됐다. 지난 2018년 ‘임해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주관한 입장에서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오랫동안 우리 군의 관광분야 숙원사업으로 서부면 남당리를 중심으로 한 해안지역 관광 명소화는 지역발전에도 적잖게 기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리항에 조성된 ‘놀궁리해상파크’를 시작으로 남당항 해양분수공원과 네트어드벤처 놀이시설까지 임해관광벨트는 우리 지역의 역사·문화관광에 더해 해양자원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동권이 보장되면서 국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또 실물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고물가와 고금리로 어려운 지역경제와 산불로 시름 중인 서부면민들에게 단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모처럼 받은 선물(?)에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더해져서 성공적인 거버넌스(governance) 사례로 이어져야 한다. 눈앞의 이익만 급급한 바가지요금을 자제하고, 경쟁적인 호객행위를 지양하면서 충청지역 정서에 걸맞은 점잔과 친절로 서비스한다면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남당항 대하’는 전국 제일의 명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은 제반 지원 사항을 면밀하게 조사, 분석하고 고객들에게 필요한 사항을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찾아온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찾아오기도 쉽잖지만, 찾은 손님을 다시 방문케 하는 것에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성을 다해 무형의 자산을 더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광정책을 이끌어야 한다. 홍성의 이미지가 단번에 긍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잖은 일이라는 사실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촘촘한 행정지도와 지역상인들의 적극적인 협력 시스템이 구축될 때 가능해지는 일이다.
한편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것은 막대한 재정투입 시설이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철새를 탐조하기 위한 천수만 조류탐사관과 지역의 해양 수산물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산물웰빙체험관은 100억 원 남짓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지금은 용도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설치 당시만 해도 먼저 금강하구에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가 경쟁적으로 시설을 설치했고, 이어서 간월호를 사이에 두고 홍성과 서산이 앞다퉈 철새탐조관을 조성했다. 조성 당시만 하더라도 마치 지역의 어린이들 정서 함양과 더 나아가 전국에서 철새 탐조를 위해 수많은 관광객 방문을 기대했지만, 그 추정은 빗나갔다. 서산시는 몇 배의 예산을 투입해 탐조 관련 시설은 물론 주변을 체험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우리 시설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지자체 경쟁으로 인한 주민 혈세 낭비의 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에 문을 연 홍성스카이타워도 같은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6월에 만들어진 안면도 영목항 전망대에 이어, 우리 군이 개장했고, 다음은 예당호에 워터프론트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충남 지역에서만 벌써 세 곳으로 태안에서 홍성에 이어 예산군이 높이까지 경쟁하면서 설치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서산시도 폐기물처리시설에 주민 친화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 구리시를 벤치마킹해 관광 타워(95m)를 설치 중이다.
공공시설의 관건은 비용 대비 효과로 향후 유지관리비 충당과 관광 효과 및 편익 문제다. 충남도 입장에서도 우후죽순이 우려되는지 지자체의 추가적인 타워 설치에 제동을 걸겠단다. 사후약방문식 행정의 피해자는 고스란히 주민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지역의 특색과 주민자치의 강점을 살려보자는 지방자치에도 불구하고 그저 판박이식 이벤트로 승부를 일삼는 자치단체장의 역량에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홍성만큼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초석이 되고 민선 8기의 성공적인 관광사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이유다.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과다한 공공시설로 혈세 낭비가 부지기수다. 자치단체마다 설치된 공설운동장은 연간 이용 대비 유지관리비가 엄청나며, 잘못된 수요 예측의 공공시설들은 지방소멸 시대에 천덕꾸러기가 될 공산이 크다. 지역마다 공공기관을 최신식으로 건축하면서 실용성이나 행정수요 기반한 규모보다는 주어진 예산에 한정하면서 이미지나 외관 위주로 추진해 공간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 곳이 여럿이다. 멋들어지게 지은 세종특별자치시청은 오래전부터 여러 부서가 외부임대로 전전하고, 충남도청의 주차난은 민원 편의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모양새다. 주민투표까지 진행하면서 입지 선정에 성공했으나 여러 차례 유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홍성군 새 청사만큼은 정밀한 예측과 철저한 준비로 군민의 편의를 우선하는 시설로 탄생하길 기대한다.
정부예산에 대한 윌다브스키(A.Wildav-sky)의 점증주의(漸增主義) 모형에 의하면 예산 규모는 해마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물가 상승은 차치하고라도 고령화 및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 상승에 따른 사회복지 예산은 증가 일로이다. 절약이나 감축예산(cut-back budget)이 불가해 손쓸 여지가 전혀 없는 필수예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향후 재정확보에 대한 정책당국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향후 우리 지역의 지방 재정은 급속한 고령화로 더 열악해질 가능성이 크다. 예산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지만 가용자원이 점점 줄어든다면 미래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충남의 수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효율적 예산편성과 집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홍성군은 스카이타워 오픈에 즈음해 주변 자치단체와 차별화된 관광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재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관계 전문가들의 지혜를 총동원해 효과적인 전략을 지속 개발해야 한다. 기존에 공공시설처럼 세금 잡아먹는 물 하마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경영 성과도 이뤄내야 한다. 더 나아가 해양관광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탁월한 지도력으로 인근 자치단체 간 협력을 강화하면서 일명 ‘환천수만(보령~태안~서산~홍성) 에코브리지(eco-bridge)’를 완성하는데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혜전대학교 교양과 교수, 행정학 박사, 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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