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부는
언덕에 서서
당신이 떠난 길을 본다
손가락 걸고
세 밤만 자면
데리러 올게
기다릴 수 있지
금방 올게
믿고 놓은 손
아침이 밝아도 서럽고
점심 밥상도 낮설고
저녁에는 언덕에 올라
바람에 흔들리는
키 큰 들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목이 터져라
울며 부르던
작은 오솔길
그 길 어둠속에 숨어
보이지 않을 때
사랑은 미움으로 변했다
꽃도 아름답지 않고
낮설어진 음식
꼬리치는 강아지
눈물을 핥고
미소를 보여주고
울지말고 놀아달라고
옷깃을 물어당기던
순한 눈빛에
녹았던 마음
수없는 세 밤이
지나던 어느날
코티 분 냄새와 함께
돌아온 당신
그 품에 안겨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반가우면 웃어야지
왜 울어 그만울어
기뻐도 눈물이 나는
어린시절 기억
그리움에 목마른
처량했던 기억
태엽처럼 감겨
비 온 후 물 먹은
목이버섯처럼
보냄에 익숙하지 않다
사랑도 익숙하지 않다
이별도 익숙하지 않다
어른이 된 지금
여름 방학 없지만
도지는 분리불안
저작권자 © 홍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