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군수는 7월 18일자 홍주신문에 게재된 ‘동전의 양면과 군정의 방향’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역점 사업의 성과를 나열하며 군민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한 바 있다. 군수의 자리가 비가 올 땐 짚신장수를 걱정하고, 해가 뜰 땐 우산장수를 걱정하는 자리인 만큼 모든 군민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고백은 인정한다. 다만, 역점 사업의 양면 중 한쪽 면(성과)만 언급했다. 군민들이 다른 면도 알고 있어야 군정을 균형있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 홍성군수가 구부린 동전의 뒷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홍성군 최초의 축산물 축제인 글로벌바베큐페스터벌은 3일간 47만 명이 찾았다고 알려졌지만, 해당 숫자는 3일간 영수증 발급 건 수다. 한 사람이 커피 한 잔, 분식 메뉴 하나, 통돼지 바비큐를 각기 따로 주문하면 참가자가 3명이 되는 것이다. 영수증 건수를 마치 참여자인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사업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성과 부풀리기라 할 수 있다. 축제 추진비용(약 10억 원)과 지역 외 업체를 제외한 지역 내 매출(약 8.5억 원)만 따져보면 1.5억 원이 적자다. 또 축제가 진행된 홍주읍성은 문화재보호구역인데, 당일 보호구역 내 점화행위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이었다. 이로 인해 홍성군수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축제 주관기관인 홍주문화관광재단을 고발(일종의 셀프고발)한 바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홍성경찰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홍성스카이타워에도 구부린 동전 뒷면이 있다. 애초 70여억 원을 들여 공사하기로 했고, 연 12만 명이 이용하면(입장료 2000원 기준) 18년 동안 적자를 보는 것으로 검토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공사금액은 81억 원이 넘고, 홍성군민은 무료이며 외부 관광객의 경우 3000원 입장료에 2000원을 돌려줘, 예상대로 적자타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장 2달 동안 2만 명이 찾았다고 축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핵심은 장기적 전망이다. 10년 이후에도 홍성군 관광의 랜드마크가 돼야 적자를 보는 의미가 있을 테지만, 유지관리비만 들어가 예산 낭비의 늪이 될 수도 있다. 타 지역 사례인 용인 경전철 사례를 보라. 교통수요를 부풀려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이용객도 없는데 유지관리비용만 들어가 당시 시장에게 배상 청구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골프장 건설로 농약살포, 지하수 고갈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때 급증했던 골프의 인기는 시들고, 골프장 운영이 적자로 돌아서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다수 나온다. 무엇보다 폭우, 폭염 등 사람이 감당키 어려운 특급 자연 재난이 빈번해지는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 탄소흡수원인 산림을 복원하기보다는 탄소를 배출하는 골프장을 짓겠다는 것도 10년, 20년 후 홍성군의 미래를 포기한 결정이기도 하다. 경사도 높은 산을 깎아 골프장 만들다가 빈번한 폭우로 산사태라도 발생하면 그땐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가만히 보면 이런 사업들을 관통하는 뼈대가 있다. 바로 관광지 개발이다. 그런데 홍성군에서 외식 숙박업 등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2021년 지역총생산 기준). 홍성군 지역총생산에서 비중이 높은 업종은 공공 행정을 제외하고는 농업과 임업, 어업이다. 홍성군수는 관광객을 기쁘게 하기보다는 홍성군민을 기쁘게 해야 한다. 바베큐축제 10억 원, 스카이타워 81억 원을 군민 이동권에만 투입해도 마을택시를 수십 대나 늘릴 수 있는 돈이다. 마을택시 사업 예산은 1~2억 원 수준에 그친다. 군내 지역아동센터 예산편성액은 16억 원으로 방과후 돌봄 기능(인건비 및 운영지원 등)을 5배 이상 강화할 수 있다. 저출생이 문제라면서 돌봄은 찬밥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 및 리조트 건설비용은 2000억 원이라 한다. 2000억 원 전체가 홍성군 예산은 아니겠으나 그 돈을 땅을 돌보는 농민에, 사람을 돌보는 복지에 쓰면 홍성군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해보자.
물론 필자의 주장도 동전의 양면이 있다. 다만 동전을 구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살피면서 일을 하자는 것이다. 홍성군민들의 균형잡힌 평가를 요청드린다.
누굴 위한 글로벌바베큐 축제이며, 누굴 위한 골프장입니까? 관광객은 고기 싸게 먹고, 골프치고 가면 그만이지만, 홍성에 사는 군민들은 매일 똥냄새와 각종 난개발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제발 군민의 삶을 먼저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