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역사 위치, 원점에서 다시 검토?
상태바
광천역사 위치, 원점에서 다시 검토?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1.17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번영회가 주관한 토론회, 오히려 '의견 분분' 분열만 낳아
■ 홍주미트 쪽 (1안)이냐, 광신철재 쪽 (2안)이냐?

▲ 광천역사 위치를 놓고 주민들이 거수로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으로 이전해야 하는 광천역사 위치를 놓고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철도노선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다. 광천읍번영회(회장 황현동) 주관으로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주민토론회가 지난 14일 오후 2시 광천읍사무소 회의실에서 200여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다.

광천역사 위치를 홍주미트 쪽으로 하는 1안과 광신철재 쪽으로 하는 2안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거수를 거친 결과 1안으로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사실상 이날 번영회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는 지난달 28일 열렸던 한국철도시설공단 주최 주민설명회에서 제시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서로의 의견을 고집하면서 불신과 분열된 모습을 드러냈다. 광천읍번영회 황현동 회장은 "이 자리는 앞으로 100년 후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광천역사 이전에 대한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들려 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황 회장은 장항선 홍성지역 통과노선 1안과 2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2010년에 마련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2단계 사업구간 중 홍성군 통과노선은 신성역-광천역(홍주미트 앞)-토굴새우젓 특화단지-광천 하수종말처리장 앞-보령 주포역 구간이었다.(1안)

그러나 2년 만에 마련된 홍성군 통과노선은 신성역-구항산업단지-소반마을-청광마을-매현리 그림이 있는 정원-광천산업단지-신진사거리 옆 광신철재 앞 광천역-길주유소-광천장례식장-보령 주포역 구간이다.(2안)

1안과 2안을 놓고 주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으나 쉽게 합일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마을 간 의견이 서로 너무 달랐다. 신촌마을이나 중리마을 주민들은 1안을 고수했고 포항마을은 2안을 지지했다. 철도가 마을을 관통해 두 동강이 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고 마을 주민들은 단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역사 위치, 마을 이익이나 사익보다 큰 틀에서 봐야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사의 이전으로 기존의 상권이 붕괴되거나 광천읍의 공동화현상이 벌어지지 않는 최적의 장소에 광천역사를 세우는 것이었다. 따라서 주민들은 광천역사는 반드시 광천읍 중심상권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시내와의 접근성 등을 살려야 하며, 홍성역사처럼 높이 설치되지 않도록 설계해 줄 것을 주장했다. 대안으로 기존의 광천역에서 도시계획도로가 나 있는 광천오거리 부근을 역사 위치로 추천하기도 했다. 반면 최종돈 전 노인회장은 오히려 이번 기회에 광천역사를 옮기지 말고 기존 위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미 국가시책 상 광천역사를 이전해야만 한다는 취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없어 최 회장의 의견이 상정되지 못했다.

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 악취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지역 기반 사업지인 홍주미트와 대길산업을 내보내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속 250km의 고속열차가 운행하게 되면 광천역이 무정차역으로 전락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없다.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감정 섞인 고성이 오가는 등 토론회장이 소란스러워지자 황현동 회장은 1안과 2안을 놓고 거수를 실시했고, 1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소 우세하게 나왔다. 번영회 측은 이 같은 주민들의 의견을 정리해 빠른 시일 내에 철도시설공단 측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론회를 마친 주민들은 이번 토론회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보다 확정된 1안과 2안을 놓고 거수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진행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토론회를 주관한 번영회 측이 이미 1안으로 변경하고 싶어 하는 의도가 깔린 토론회는 아니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5일 홍성군의회 의원간담회에 장항선 개량사업 노선과 광천역사 위치에 대한 군 건설교통과의 현황보고가 있었다. 장재석 의원은 "당초 1안을 검토했을 때 소음, 연약지반, 홍주미트의 악취 등을 보완해달라는 의견이 많아서 광신철재 쪽 2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 어쨌든 주민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집행부가 노력해야 하며 보상이나 이주대책 등을 확실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정문 의원은 "철도나 도로 등 기반산업이 발달하면서 인프라 구축 등 광천이 전체적으로 동반 상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기회에 충분히 검토해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간담회에서 광천역사 위치를 결정할 때 홍성읍과의 연계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했고 결국 큰 틀에서 보면 광천읍이 독단적으로 발전하기 보다는 건축이나 개발 행위 등 홍성읍과의 연결고리망이 마련돼 함께 도시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철도공단 측은 "2010년 1안에 이어 보완책으로 2년에 걸쳐 기본계획안을 다시 마련해 주민들에게 설명회까지 개최한 이상 다시 원점인 1안으로 노선을 변경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