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교사와 특수 학생의 이야기, 예산꿈빛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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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교사와 특수 학생의 이야기, 예산꿈빛학교
  • 이정은 수습기자
  • 승인 2024.12.27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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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꿈빛학교, 아이들의 꿈을 키우다②

<홍주신문>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기피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충남 최초 군(郡) 단위 특수학교 ‘예산꿈빛학교’의 설립 배경과 과정,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 특징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노력과 성과 등 관계 변화를 3회에 걸쳐 심층적으로 다루고, 이를 통해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조리 실습 중인 중학교 1학년 학생들.

[홍주일보 예산=이정은 수습기자] 예산꿈빛학교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제시한 법정 정원에 따라 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치원·초등·중등·고등·전공과(성인)까지 총 27학급에 29명의 담임 특수 교사가 편성돼 있다. 또한 모든 연령·모든 장애에 적합한 개별화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본 생활 습관과 일상생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함으로써 특수 학생들의 ‘자립’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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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교장.
김성희 교장.

특수 교육 31년 경력, ‘김성희’ 학교장 

김성희 학교장은 1993년부터 지금껏 특수 교육 분야에 매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충남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할 당시 예산꿈빛학교의 설립을 추진했으며, 이후 아산성심학교에서 교감으로 교직 생활을 하며 예산꿈빛학교의 개교를 준비했다. 그뿐만 아니라 특수 교사·장학사로서 넓힌 시야를 적극 활용해 설계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특수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힘써왔다. 이로써 특수 학생들에게 적격인 예산꿈빛학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Q. 예산꿈빛학교 설립 추진·설계 시 중점적으로 여긴 것
A. 홍성·예산은 군지역이라 아무래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누릴만한 인프라가 적습니다. 때문에 치료 기관과 교육 기관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학교 내에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설립·설계에 적용했습니다. 한마디로 모든 장애 영역의 치료와 돌봄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게끔 한 거죠. 그리고 교사의 입장에서 느끼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봄에 있어 편리하도록 실용적으로 설계했습니다.


Q. 다른 특수 학교와의 차이점 또는 장점
A. 타 학교의 경우 소수 장애에 대한 배려가 적습니다. 대체로 장애 분포도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만 집중돼 있죠. 그러나 저희 학교는 시청각장애 지원실, 지체장애 아이들만을 위한 운동실 등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장애 영역을 다루기 위해 모든 시설을 갖췄죠. 작게는 벽지나 벽에 붙이는 모든 것들도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색깔로 선택하고, 광이 나면 눈이 불편한 아이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그런 점 또한 고려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지역사회와의 공생 기회를 연 계기
A. 저희 학교가 시골에 위치한 만큼 지역 상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설립을 추진하던 시기부터 이미 지역과 어우러질 수 있는 위치에 공생 공간을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특수 교육의 철학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우리 아이들이 삶의 터전(학교,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거죠. 또, 지역민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주민복합동을 통해 지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아이들은 학교 내에서 지역사회로 나갈 준비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특수 교육 분야를 공부하고, 교직 생활 중인 후배 교육자들에게
A.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마지막 날 제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특수 교육이 굉장히 넓고 여러 분야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직업적인 부분을 넘어서 한 개인으로서도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라고요. 그만큼 특수 교육은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죠. 이는 저의 직업관이기도 합니다.

 

강성구 특수교사.

3년 차 특수교사 ‘강성구’ 선생님의 이야기

강성구 특수교사는 2022년 예산꿈빛학교의 개교와 동시에 첫 발령받아 3년째 교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전 호에 실린 ‘자폐성 장애 1급 이대성 군’의 담임을 맡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여동생이 오랜 기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병원 학교(서울삼성병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선생님들의 노력과 열정이 인상에 깊게 박혀 특수교사의 꿈을 키우게 됐다.
 

강성구 특수교사와 이대성 군이 3D펜으로 모형을 만들고 있다.

Q. ‘자폐성장애 1급 이대성 군’과의 첫 만남
A. 2022년도 당시, 저는 이제 막 교직에 발을 들인 신입 교사였고 대성이는 금마중에서 전입을 온 학생이었습니다. 첫 교직 생활과 첫 제자라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만났지만, 대성이의 장애 특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교육적 중재를 적용하면서 대성이의 행동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듬해에도 고등학교에 진학한 대성이를 맡게 됐고, 대성이의 주 보호자인 할머니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학교에서의 중재가 가정에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대성이의 부담임으로서 대성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꿈빛로’, 1~4층까지 실내 산책로. 양 벽면엔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Q. 특수 교사로서의 애로 사항을 말씀해 주세요.
A. 수업 측면에서의 어려움이라면, 예를 들어 2명의 학생이 1가지 공통적 장애 영역이라 해도 그 유형과 정도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즉, 개별화 교육을 계획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또 학생들의 집중력이 짧거나 행동 조절이 어려운 경우 수업 진행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생활지도 측면에서의 어려움이라면, 일부 학생들의 공격성·자해 등을 관리하는 데 있어 환경적 제약이 따른다는 점입니다. 장애 학생들이 화장실 이용이라든지 식사처럼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세밀하게 지도해야 하는데, 모든 사람의 바람대로 쉽게 일반화되지 않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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