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북읍 용산리 주민들, 생계 지키려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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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북읍 용산리 주민들, 생계 지키려 거리로
  • 김영정 기자
  • 승인 2025.05.29 07:05
  • 호수 892호 (2025년 05월 29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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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 조성사업 반발… 마을주민들 시위 나서
주민들, “생계 터전 빼앗겨선 안 돼… 절차도 불투명”
군, “생활체육 인프라 필요해… 주민의견 수렴할 것”

[홍주일보 홍성=김영정 기자] 홍성군이 홍북읍 용산리 일원에 추진 중인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두고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2일 용산리 마을주민 20여 명은 홍성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농지 보전”과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한 마을 주민이 파크골프장 반대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해 현장 분위기는 더욱 엄중해졌다.<사진>

용산리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은 약 1만 3000㎡ 부지에 총 27억 원(도비 3억 원, 군비 2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 

군은 예산 절감과 사업 효율성 도모를 위해 군유지 중 한 곳을 사업부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 부지는 오랫동안 용산리 주민들이 임대해 농사를 짓던 농지로, 주민들은 생계 위협과 농촌 공동체 붕괴가 우려된다 주장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주민들은 “농민에게 농지는 목숨과 같다. 모두를 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지를 소수만 이용하는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공공성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군청에서 지난해부터 이 일을 진행했다는데, 정작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우리 마을 사람들만 진행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우리는 법을 지키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 주장했고, 행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미 홍성군 내에 파크골프장이 있음에도 추가 조성은 예산 낭비”라며 “주차난,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등 생활환경 악화도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민들은 군유지에 대한 임대계약이 해지돼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으며 이날 삭발식을 진행한 주민은 “농민의 절박한 마음을 알아달라”며 “끝까지 농지와 마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홍성군 교육체육과 관계자는 <홍주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은 아직 계획 단계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주민설명회 등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는 다음달 5일 용산리 마을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만약 반대하는 분들이 많으면 부지 변경 등 사업 재검토의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 농지 계약 해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께 올해까지만 임대계약이 가능하다고 안내만 한 상태”라며 “주민들이 주장하는 군유지 사용에 대한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군 관계자는 “용산리 부지는 주택, 축사 등 시설물이 없어 체육시설 조성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지만, 사업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라며 “파크골프장 수요는 홍북읍 인구 증가와 체육시설 부족 등 지역적 필요성에 따라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민들은 “6월 초 주민설명회에서 다수 반대 의견을 모아 사업 철회를 끝까지 요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군청은 “오는 6월 초 설명회 이후에도 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혀, 향후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의 향방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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