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상징 담긴 배치… 전문가 자문 통해 검토할 것”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홍성군의 항일 상징공간인 홍주의사총 내 조형물 배치를 두고 의문과 논란이 일고 있다. 방문객 민원에 이어 의원들까지 이전과 보수를 제안하면서, 10여 년간 유지된 공간의 재정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지난 16일 열린 ‘제315회 홍성군의회 임시회’ 주요사업장 현장방문 1일차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권영식 의원은 이날 홍주의사총을 방문해, 홍주의병의 호국·충절을 기리기 위해 2012년 건립된 ‘홍주의병 추모탑’과 ‘천년여행길 태극기 조형물’의 배치와 관련해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주의사총은 일제에 맞서 싸운 홍주의병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홍성군을 대표하는 항일운동의 상징적인 장소다.
권 의원은 “총과 칼로 무장한 의병들이 태극기를 향해 있는 모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군민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태극기 조형물을 진입계단 앞쪽 등으로 옮겨 방문객이 더 잘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상구 문화유산과장은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며 “태극기 조형물 앞 안내판에는 ‘충혼’이라는 제목 아래, ‘그 숭고하고 아름다운 영혼, 겨레를 위해 일제와 맞선 홍주의병, 그 영원한 사랑 겹겹이 쌓인 홍주의병기념탑을 마주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구조물이 서로 마주보게 설계된 데에는 나름의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는 만큼, 향후 다양한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과장은 “당연히 예산도 수반될 뿐 아니라, 태극기 조형물의 위치를 변경하려면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가 필요하다”며 “제반 절차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태극기 조형물과 관련한 다른 건의도 이어졌다.
김덕배 의장은 “이전이 어렵다면 조형물의 방향을 측면으로 트는 방식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조형물이 설치된 지 10여 년이 지나 색이 바래고 오염이 심해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미 부의장도 의견을 보탰다.
김은미 부의장은 “홍주의사총 안쪽에서 추모탑으로 연결되는 동선이 없어, 방문객들이 추모탑을 보지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이 많다”며, “몇 그루의 나무를 이식하고 작은 오솔길 형태의 연결도로를 마련하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윤 과장은 “의원님들의 제안은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연결도로 개설 또한 종합정비계획 수립과 국가유산청 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한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