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체험학습·국화축제까지 병행하며 시너지 빛났다
[홍주일보 한기원·김용환 인턴기자] 몇 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내리 세 판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이세돌 9단은 4국 78수에서 ‘신의 한 수’를 두며, 세기의 대결에서 값지고도 의미 있는 1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나흘간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린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이하 홍성글바페)’ 역시 독자 흥행이라는 부담 속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홍성유기농페스타 △홍성사랑국화축제 △평생학습한마당 등과의 병행 개최라는 절묘한 한 수로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며, ‘홀로서기 축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 냈다.
올해 홍성군은 처음으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의 협업 없이, 군 단독으로 축제를 주최했다. ‘백종원 없는 홍성글바페’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고, 관심의 크기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짙어졌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축제 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며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숯불 향과 불맛’이라는 바비큐축제 본연의 매력에 유기농·학습·문화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방문객의 체류 시간도 크게 늘었다.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삼박자’ 완성
올해 축제장은 국화와 유기농 체험, 평생학습 한마당이 함께 어우러져 단순한 먹거리 중심 축제를 넘어섰다.
미국·남아프리카·태국 등 해외 방문객도 다수 눈에 띄었으며,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다양한 체험부스를 오가며 긴 시간 머물렀다. 이용록 군수가 강조해 온 ‘체류형 축제’의 모델이 실현된 셈이다.
대체적으로 “음식이 맛있고, 운영이 깔끔했다”는 관람객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진행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청소도 계속 이뤄져 쾌적했다”는 반응처럼, 위생과 질서가 유지된 운영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특히 방문객이 넓은 공간에 고루 분산돼, 음식 구매를 위한 대기줄이 길지 않고 어느 존에도 과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쾌적한 현장 질서가 유지됐다.
‘위생’과 ‘안전’으로 높인 축제의 품격
홍성군은 올해 축제에서 ‘위생’과 ‘안전’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축제장 곳곳에 클린하우스를 설치하고 자원봉사자를 상시 배치해 쓰레기 무단투기나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방문객이 자리를 떠나면 즉시 청소와 소독이 이뤄졌고, 현장 곳곳에서 ‘깨끗한 축제’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또한 안전관리 타워를 설치해 인원을 상시 배치, 혼잡도와 안전사고 위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수십만 명이 찾은 대형 행사였지만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점은 홍성군의 세밀한 현장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
가장 많은 방문객이 몰린 토요일에는 미아 발생이 5건 있었지만, 신속한 방송 안내와 현장 요원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모두 10분 내외에 부모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이는 ‘안전이 곧 축제의 완성’이라는 원칙 아래 세밀하게 구축된 홍성군의 현장 관리 체계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놀이기구형 대형 그릴들은 시각적 즐거움을 줬지만, 정작 조리된 고기가 한데 모여 판매돼 개별 특색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그릴 제작비와 향후 보관·관리비용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주차장은 다수 확보됐으나 일부 구역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축제장 인근 주차장의 경우 만차 안내 이후 대체 주차장 정보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시간 주차정보 공유와 안내체계 보완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유정규 홍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은 “올해 신규 제작된 여덟 종의 그릴들은 축제 종료 후, 세척을 마친 상태이며, 군 소유의 보관 장소로 이동해 보관할 예정으로, 제작비 외에 예산은 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축제장 위치를 고려해 주차안내요원 간 실시간 교신 체계를 강화하고, 축제앱을 활용한 ‘주차정보 실시간 공유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방문객의 편의를 한층 높이겠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 축제’로 진화한 홍성글바페
올해 홍성글바페는 축산도시 홍성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유기농과 평생학습, 환경정책을 결합한 ‘지속가능 축제’의 방향을 제시했다.
하루로는 다 즐기기 어려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넘치는 축제’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형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으며 홍성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