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홍주읍성 정비 과정에서 확인된 사찰 흔적을 바탕으로, 부족한 지역 불교사 연구를 보완하고 한용운 스님의 탄생지로서 홍성의 불교 문화유산을 보존·복원하기 위한 ‘홍성불교와 한용운 학술세미나’가 지난달 27일 홍성문화원에서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종교평화위원회와 제7교구본사 수덕사가 공동 주관한 이번 학술세미나에서 대한불교조계종은 “만해 한용운 스님의 민족 독립사상과 불교 개혁 활동의 뿌리에는 홍성 지역의 불교적 토양이 자리하고 있다”며 “스님의 세계관과 사상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며 홍주읍성 일대의 불교사 복원의 기틀 마련에 발판을 삼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세미나는 △홍성에서의 만해스님 △홍성불교의 위상과 연구과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장이 ‘홍성에서의 만해스님’을 주제로 발제했다. 한 원장은 △한용운의 가문 △어린 시절의 교육 환경 △영향을 준 스승과 인물 △불교에 입문하게 된 배경 등을 짚으며,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연구 부족으로 오류가 많았던 부분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건택 원장은 “한용운 선생이 승려가 되어 불교 개혁에 뛰어들고,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과 문학 활동까지 나아가게 된 사상과 정신의 출발점을 그의 고향인 홍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종수 순천대 사학과 교수가 ‘홍성불교의 위상과 연구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홍성불교의 역사적 위상 △홍성의 불교 문화유산 △홍성불교사의 연구과제 등을 발표하며, 홍성의 불교문화적 위상을 살펴보고 향후 연구과제를 제시했다.
이종수 교수는 “홍주읍성의 불교 유물들은 백제시대 이후 지역민의 신앙이 투영된 전통 유산”이라며 “천오백 년의 세월 동안 지켜온 지역민의 신앙으로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한성 동국대 만해연구소 소장과 김성연 동국대 K학술확산연구소 연구초빙교수, 이경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종합토론을 이끌었다.
김성연 교수는 한용운 스님의 출생지·출가연도·가계와 성장 배경을 둘러싼 여러 기록의 불일치를 짚으며, 기존 연구와 사료 해석에 남아 있는 오류들을 바로잡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출가 시기(1890년대 후반~1900년대 초반설), 부친·아내·아들 관련 가계 정보, 홍성에서의 성장 환경, 실제 출생지로서의 ‘홍성 남문리’와 현재 관리되는 ‘성곡리 491번지’의 차이 등을 검토하며 보다 정밀한 지역사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순 학예연구사는 홍성이 삼국시대 이후 내포 지역의 핵심 불교 거점이었음을 여러 사료를 통해 확인하며, 그동안 문헌 부족으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홍성불교사의 역사적 가치와 연속성을 강조했다. 또한 광경사지·신경리 마애불상 등 지역 내 불교 유적에 대한 기존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고, 정확한 연대·배경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홍성 지역에서 불교 전통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흔적들이 존재한다고 보며, 홍성 불교문화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반을 면밀히 복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덕사 주지 도신 스님은 “이번 세미나가 만해스님을 통해 홍성불교를 살펴봤다면, 다음은 만공스님과 경허스님 그리고 예산과 서산을 포함한 내포 지역의 위대한 선사와 찬란했던 사찰을 고찰함으로써 내포불교사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후엔 왜곡된 역사와 편향된 종교 복원 현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지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해에도 ‘홍주읍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불교 사원지’ 학술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홍성불교사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홍주읍성과 불교문화유산의 보존·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