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암소가 수소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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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암소가 수소로 둔갑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7.09.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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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산기관이면서 홍성의 유통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홍성 축협이 납품과정에서 한우 암수로 구별 못해 암소고기만을 계약한 학교에 수소를 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3일 홍성의 H초등학교에 따르면 홍성축협 하나로 마트에서 급식재료로 납품한 한우 고기에 대한 시료를 유전자 분석 검사한 결과, 암소가 아닌 수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 식재료에 대한 시료 채취 및 검사는 통상적으로 매회 하지 않고 불시에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과 같이 수소를 암소로 속여 공급한 물량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돼 향후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납품된 수소 고기는 이 학교 1560여명의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점심 급식용으로 사용됐다.

우리나라 축산분야의 총본산이라 자부하는 축협이 학교 급식재료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암수도 구별 못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신력 있는 공공기관이 어린이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비난과 불신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축산의 주산지인 홍성에서 그것도 축협이라는 해당기관에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며 “홍성 축협이라는 기관에서까지 어린이들이 먹는 급식재료를 소홀히 관리해 납품하는 형국에 이제 누굴 믿을 수 있겠냐”고 분통해 했다.

학교 관계자는 “어른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어린이를 이용한 것에 대해 기가 막히고 한숨만 나온다”며 “앞으로 홍성축협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납품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성축협 하나로 마트의 한 관계자는 “한우고기의 일부 중 불고기용(우둔, 설둔)에 대해서는 가격이 같아 암수를 별도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는데, 이 부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이 학교에 납품된 것 같다”며 “가격이 동일한 것만 보더라도 일부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이익을 위해 고의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축협이 이익만을 생각 한다면 면소재지 학교에 납품은 할 수 없다”며 “ 이들 면소재지의 소규모 학교 대부분에는 하루에 7~8천원어치 배달을 가야 할 때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이 문제로 내부감사 중인 홍성축협 하나로 마트는 현재 군내의 9개 초등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고 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된 이 학교에는 지난 3월, 공개입찰에서 급식용 소고기를 한우 암소로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고 3-4개월 정도 급식용 육류를 납품했으나 이중 지난 3월과 6월에 공급한 간 고기 12kg과 양지고기 20kg 등 총 32kg이 한우 수소 고기인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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